제762화

유하연은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에 그만 얼이 빠졌다. 유도경 같은 냉혈한 사람이, 아이랑 저렇게 장난을 치며 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였다. 처음에 연정이를 대할 땐 어찌할 바 몰라 서툴기만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와 척척 맞아떨어지다니. 이게 바로 어떤 본능이자, 핏줄끼리 끌리는 건가 싶었다. 생각을 마친 유하연은 고개를 숙이고는 유도경이 가져온 도시락통을 받아 가졌다. “뭐 좋은 거 가져왔는데?” 유도경은 연정이의 장난을 피하면서 대답했다. “정미 아주머니가 준비한 아침이야.” 나정미가 만든 아침이란 말을 들은 유하연은 금세 눈이 밝아졌다. “아주머니가 해 준 새우만두, 진짜 오랫동안 못 먹었는데.” 새우만두의 고소하고 탱글탱글한 맛이 떠올라 그녀는 침이 절로 고였다. “아주머니가 하신 새우만두 진짜 맛있었어. 진짜 먹고 싶다. 아주머니가 하신 새우만두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데.” 그 말을 듣자, 연정이의 눈도 반짝였다. 그녀는 동작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유하연을 보면서 물었다. “진짜 그렇게 맛있어요?” 얼마나 맛있냐고? “정말 맛있어. 이제 기회가 될 때 먹어 보면 알 거야.” 곧 유도경이 나정미를 보내올 거라는 생각에 유하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다 도시락통을 열어본 순간, 유하연은 깜짝 소리를 질렀다. “진짜 기회가 왔잖아?” 통 안에는 정말 새우만두에다 유하연이 좋아하는 단호박 조밥 죽까지 있었다. 그뿐인가, 아이를 위해 귀여운 동물 모양으로 만든 주먹밥이며,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자까지, 누가 봐도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든 도시락이었다. 이를 본 유하연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유도경에게 물었다. “혹시 우리 먹는 거라고 말한 거야?” 유도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머니도 네가 돌아온 거 알고 계속 보고 싶어 했어. 근데 그럴 기회가 안 돼서.” 유하연은 단번에 유도경의 말을 이해했다. 지금 자기와 유도경의 관계가 애매하다 보니, 나정미가 무슨 신분으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