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윤시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윤정후가 혼잣말을 하며 말을 이었다. “임수아를 봤어. VIP룸에 임수아가 어떤 남자랑 단둘이 있었어. 그 남자는 아마도 지난번에 임수아랑 같이 SNS 핫검에 오른 그 연예인인 것 같아! 형은 못 봤겠지만 둘이 엄청 사이좋게 지내! 아! 그 남자가 임수아 머리도 쓰다듬더라! 완전 친했어!” 윤정후의 말을 들은 윤시혁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젠장! 임수아가 그 남자에게 머리를 쓰다듬게 하다니! 결혼한 사람이라는 걸 모르나? 적당히 처신할 생각은 안 해?’ 고태현은 윤시혁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눈썹을 살짝 추켜올렸다. 무언가를 알아챈 눈치였다. 고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 그래서 오늘 갑자기 우리를 불렀구나. 그리고...” 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네 전용 VIP룸에 가지 않고 일부러 이 방을 선택한 이유도 이젠 알 것 같네.” 이 말이 나오자 윤정후는 놀란 눈길로 윤시혁을 바라보았다. 윤시혁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그는 얇은 입술을 단단히 다물며 낮은 목소리로 반박했다. “전용 VIP룸이 질려서 바꿔 본 거다. 무슨 문제 있어?” “문제없지. 당연히 문제없어.” 고태현은 장난기 어린 말투로 대답했다. 이때 윤정후가 갑자기 물었다. “형, 내가 가서 임수아를 불러올까?” 윤시혁은 냉정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불러? 그 여자가 누구와 있든 그 여자의 일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머리를 쓰다듬는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있어도 내가 알 바 아니야.” 애써 괜찮은 척 했지만 마지막 말은 이를 악물며 내뱉은 것이었다. 고태현은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를 띤 채 물었다. “오? 그래? 그럼 스피지 바에서 임수아가 다른 남자랑 춤추는 걸 보고 왜 달려가서 끌고 나왔지?” 그 말을 들은 윤정후의 머릿속에 갑자기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급격히 고개를 돌려 윤시혁을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든 채 물었다. “형! 설마 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