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당일 아버지도 왔다.
심민지는 죄책감에 휩싸인 얼굴로 아버지를 보며 나지막이 불렀다.
“아빠...”
그녀는 아버지를 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가 방법을 찾아줄지도, 돈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채아와 신철민을 찾도록 전면적으로 수색을 지시했으니 그들을 찾을 가능성도 있었다.
심광렬은 딸의 두 눈에 담긴 죄책감을 읽었다.
“민지야, 아빠는 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것만 봐도 만족해.”
아버지는 딸이 계속 말했던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이번에 들어가면 몇 년은 나오지 못할 것이고 나올 때쯤이면 심민지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을 수도 있다.
하여 들어가기 전에 심민지가 평생 함께하고 싶어 하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고 싶었다.
“아빠가 네 남자친구 만나봐도 될까?”
심민지는 잠시 망설였다. 두 사람의 대화가 그녀가 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그날 이후로 멈춰 있었다.
며칠 동안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아버지를 만나라고 하는 건 다소 어색했다.
성지태가 요즘 연락이 없었던 이유가 6억 원을 빌려달라고 했던 일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그녀의 잘못이기에 이 기회에 그와의 어색한 관계를 풀려 했다.
심민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반대편으로 가서 성지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벽 너머로 성지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고작 하룻밤 잤을 뿐인데 얘 아빠가 나를 보자고 한대.”
정우빈은 성지태의 말이 진심인지 홧김에 한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 그가 심민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말은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이 할 법한 말이 아니었다.
성지태가 낯설게 느껴진 정우빈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너... 민지를 좋아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성지태는 건방진 태도로 대답했다.
“먼저 다가온 여자는 그냥 가지고 놀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서현우가 비아냥거렸다.
“가지고 놀았으면 돈이라도 줘야지. 돈을 안 주면 네가 결혼해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