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아니면 군사와 정치의 당수?"
조민희는 말을 듣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하마터면 급브레이크를 밟을 뻔했다.
"민희 씨는 믿어요?"
임현도가 웃으며 물었다.
"믿긴요! 당신이 세계 최고 부자거나 군사와 정치의 당수라면 난 세계 5위 안에 드는 고수예요. 당신 해결하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조민희는 다시 한번 임현도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이런 말을 믿을 그녀가 아니었다.
이 사람은 진실을 얘기할 때가 없어!'
임현도는 조민희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알고 방금 망설였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국가급 특수요원이라서 신분을 밝히기 어렵다는 거죠?"
이때 조민희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임현도의 솜씨와 그가 의도적으로 신분을 숨기는 것을 고려해 볼 때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신분이었다.
"특수요원?"
임현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아닌가요?"
조민희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임현도를 흘겨보다가 갑자기 경계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밀입국했다는 소리는 하지 말아요."
"해외에서 밀입국이요?"
임현도는 잠시 멈칫하다가 실소를 터트렸다. "사실 저 특수요원 맞아요. 나라에서 MSS 기관에 배치한 특수요원 003이에요."
어차피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조민희는 믿지 않기에 그냥 아무렇게나 허풍을 떨었다.
"흥, 역시 내 생각이 맞았네요."
조민희는 거만하게 턱을 들어 올렸다.
특수요원일 줄 알았다니까.'
"어..."
임현도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진실을 얘기할 땐 믿지 않다가 헛소리를 하니까 되레 믿네?'
003이 뭐야. MSS 정보국에는 이런 코드명이 없는데...'
"그 표정 뭐죠?"
임현도의 표정을 본 조민희는 살짝 언짢아졌다. '왜 조롱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아니에요, 민희 씨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내 신분 한 번에 알아맞혔잖아요."
임현도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하죠."
조민희는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임현도는 그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조민희의 성격이 불같으면서도 가끔은 총명하지 않다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