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5화
풀썩-
심수옥이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경악도 실망도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전에는 돈에 눈이 멀어있었지만, 이 순간 유화의 살기 어린 한마디가 그녀를 문득 깨닫게 했다.
그녀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만리상맹의 현 대표라는 걸. 그녀의 말 한 마디면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즉시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다.
돈에 미쳐서 만리상맹의 재산을 강점할 생각을 하다니.
설령 빼앗아 올 수 있다고 해도 쓰기도 전에 죽을 게 뻔했는데.
그녀는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공포스러운 결말을 생각하니 일어서서 사과할 힘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해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임건우가 어떻게 만리상맹의 최대 주주로 된 거지?
설마 만리상맹도 예전에 임우진이 창립한 건가?
그녀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지금 모든 사람이 심수옥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경멸과 조롱으로 가득했다.
홍영평조차도 그녀를 싫어하기 시작했다.
이때 양홍미가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경호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양홍미가 초라하게 바닥에 앉아있는 심수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여인의 이름은 심수옥, 잘 기억해 둬. 지금부터 이 여인은 우리 경성샵과 홍성 클럽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앞으로 이 여인을 우리 샵과 클럽에 한 발작도 들여놓지 못하게 해. 그리고 지금 당장 밖으로 내쫓아."
"네!"
경호원이 대답하고는 심수옥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심수옥이 큰 소리로 외쳤다.
"임건우!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네 전 장모야!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 가연이 너를 찾아올 게 두렵지 않은 거야?"
임건우는 순간 머리가 아파 났다.
그는 진짜로 심수옥이 돌아가 유가연 앞에서 헛소리를 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눈살을 찌푸리며 경호원에게 "다치게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에 유화가 임건우를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넌 정말 마음이 여려빠졌다니까. 나였으면 당장 저 여인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을 건데."
임건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자신과 유가연이 가짜 이혼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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