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전수미가 끼어들며 가소롭다는 듯이 얘기했다.
실제로 가소로워 보였고 말이다.
금수저 집안의 자식들은 대개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기에 아무리 집에서 오냐오냐 키워져도 공공장소에서 체면 떨어지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물론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교양 있게 행동한다.
즉 한 끼 식사로 부자들이 어떻다는 듯한 말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상식은 일반 가정에서도 다 아는 사실인데 신가영은 지금 권성호를 등에 업고 있어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신가영은 전수미의 말에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가 바로 다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체면 깎이는 게 싫어서 언니를 감싸주시려는 거죠? 그런데 솔직히 언니도 참 안 됐어요. 하필이면 고운성 다음에 찾은 남자가 아주머니 아들 같은 별 볼 일 없는 남자이니 말이에요.”
“별 볼 일 없다고?”
전수미와 신이서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고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그렇잖아요. 회사에서 힘든 일은 다 하는데 결국은 대표님 대리일 뿐이잖아요. 즉 잠시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결국 남의 밑에서 일하는 일개 직장인일 뿐인 거죠. 제 남자친구와는 다르게 말이에요.”
신가영이 자랑스럽게 말하자 전수미가 찻잔을 내려놓은 채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사돈처녀, 내가 조언하나 할까? 여자가 내세울 게 남자밖에 없다는 건 매우 비참한 일이야. 자기 자신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뜻이 되니까.”
이에 신가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질투하고 있는 거면서 조언은 무슨.”
신이서와 전수미는 그녀의 대답에 어이가 없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신가영은 그 침묵에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한껏 비웃는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제가 정곡을 찔렀나 보죠?”
“언니, 다시 생각해보니 언니는 결혼 잘한 것 같아. 언니 급이 그러니 그만한 집안을 찾는 거 아니겠어?”
그 말에 전수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는 신이서를 인간 대 인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 사람의 가치는 어떤 남자를 곁에 두느냐가 아니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