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3장

“주인집 태도가 뭐 이래요? 손님인데 환영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 더군다나 우리 가영인 강준영 씨 오랜 친구잖아요. 지금 그 태도는 영 쪼잔해 보이네요.” 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매를 살짝 끌어 올렸다. 쪼잔하게 굴든 말든 그건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자유지, 손님 접대를 활짝 웃는 얼굴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 않나? 그럴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따져가면서 해야지. “죄송해요, 태생이 웃는 걸 싫어해서요. 두 분께서 어쩌다 여기까지 귀한 걸음을 다 하시고?” 유가영이 곁에 있는 이를 소개하도록 서수연이 턱을 까딱 움직였다. “아, 미국에서 지내던 오랜 친구예요. 내 옆에 있어 주겠다고 금방 들어왔어요. 오빠한테 올 거라고 미리 말했는데, 깜빡했나 보네요? 얘기 다 끝났어요, 그래서 월이 데리고 온 거고요.” 유가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와 강준영이 사적으로 연락하는 사이임을 어필했다. 아쉽게도 더는 거기에 놀아날 서수연이 아니다. 그동안 거의 껌딱지처럼 붙어있던 두 사람이라 유가영과 강준영이 따로 만났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그랬다 해도 또 어때서? 벌써 그의 진심을 확인했으니 걱정할 게 없지 않은가. 김이월은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차분한 서수연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 여자가 호락호락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다만 난이도가 있다 해도 김이월은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남자들 마음 휘어잡는 데엔 고수니까. “들어오세요.” 샤워를 마친 강준영이 밖으로 나왔다. 평소 집에선 상의를 입지 않는 걸 알았던 서수연이 인기척을 듣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왜 그래? 무슨 소리 들리던데, 누구 왔어?” 수연이 그를 뒤로 밀어냈다. “일단 윗옷부터 입어.” 이때, 강준영의 목소리를 들은 유가영이 그리로 걸어왔다. 남자가 후다닥 안방으로 들어가 티 하나를 걸치고 나왔다. 유가영을 본 강준영은 상당히 놀란 모습이다. “네가 여긴 왜 왔어? 친구랑 놀러 다닌다며?” 유가영이 서수연 곁에 바짝 붙어 친근한 척하며 답했다. “준영 오빠, 내가 지난번에 말했잖아. 월이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