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0장
자비라곤 없는 서수연의 목소리엔 조롱도 섞여 있었다.
유가영은 말 끝마다 할머니를 오래 전에 알았다며 강조하지만 정작 행동이나 표정에선 존경심 같은 게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강준영이 있을 때에만 살갑게 구는데 저 속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있어야지.
“그러게요, 우린 원래 다르죠. 난 강준영이랑 소꿉 친군데 그쪽은?
어디서 주워 왔는지도 모르는 여자잖아요.
남자들이야 젊었을 땐 놀기 좋아하니까 난 별로 신경 안 써요.
당신이랑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빤 내가 좋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예요.
아마 얼마 못 가서 다시 내 곁에 올 걸요.”
하늘을 찌르는 유가영의 저 자신감에 웃음이 나올 뻔했다.
“자기 위치가 나보다 위일 거라고 자신하는 모양이네요?”
할머니의 손을 내려놓은 유가영이 오만상을 쓰며 티슈로 제 손을 닦아냈다.
“자신하는 게 아니라 그게 현실이니까요.
나랑 강준영이 함께 겪은 게 얼만데.
너무 몰입하진 마요, 그럼 헤어질 때도 그만큼 고통스러울 거잖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서수연이 종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한가할 땐 독서라도 좀 해요, 그렇게 나랑 준영 씨한테 정성 쏟아부을 거 없어요.
우리 둘 일은 유가영 씨가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이에요.
우리 중에 누가 더 중요할지는......유가영 씨가 기분 좋을 대로 생각하고.”
담담한 말투의 서수연은 유가영의 말에 욱한 기색 하나 없었다.
“무슨 말이에요 그게?”
“유가영 씨가 생각하는 그대로예요.”
오랜만에 만났더니 아주 오만방자해진 서수연이다.
유가영이 그동안 너무 자비를 베풀었던 걸까.
서유라랑 진작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 먹었으면 제 앞에서 큰소리도 못 쳤을 거면서.
어디서 감히?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네.”
수연이 고개를 틀었다.
“본색? 내가 언제 연기라도 했다는 건가?
같은 말 반복할 거도 없어, 나랑 준영 씨 사이가 어떤지는 시간이 다 증명해 줄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서수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
강준영과 함께 하는 지금에도 굳이 유가영에게 알콩달콩한 모습을 드러내긴 싫었

Klik untuk menyalin tautan
Unduh aplikasi Webfic untuk membuka konten yang lebih menarik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