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9장

“유가영, 너 맹세해? 진짜 너랑 무관한 일이라고.” 유가영이 입매를 비틀며 뒤로 물러났다. “준영 오빠, 진짜 제정신 아니구나. 서수연 다쳐서 가슴 아픈 거 알아. 근데 애꿎은 사람 몰아갈 게 아니라 서수연 납치한 범인을 찾아야지! 여기 와서 왜 나한테 따져? 그동안 친구로 지낸 정 같은 게 오빠한텐 아무것도 아니구나? 나한테 그 정도 신뢰마저도 주기 싫어? 내가 한 짓이면 왜 내 발로, 그것도 하필이면 오늘 할머니 병문안을 갔겠어? 그거야말로 내가 오빠한테 내 약점 바치는 꼴 아니야?” 유가영은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혐의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 그 말에 미간을 구긴 강준영의 눈빛이 막연하다. “진짜야? 거짓말은 아니길 바랄게! 너도 알지, 너까지 휘말리는 건 원치 않으니까 내가 여기 와서 따지고 있다는 거.” 그제야 안도하는 유가영이다, 보아하니 강준영도 절 믿는 모양이다. “그래...... 방금 그렇게 추궁하는 게 나한테 얼마나 상처인지 알아?” “내가 생각이 많았나 봐. 수연이는 아직도 중환자실에 있고 요즘 들어 일이 끊이질 않으니까, 미안.” 유가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됐어, 내가 용서 빼고 할 수 있는 게 있기나 해? 우리가 몇 년 지기 친군데, 나도 오빠 마음 이해해! 그나저나 수연 언니는 어때? 괜찮아? 어쩌다 또 그런 일을 당했대? 납치범이 무슨 짓 한 건 아니지?” 강준영이 고개를 저었다. “다행히 큰일은 아니야, 납치범은 돈만 요구했고 수연이는 찰과상 정도. 근데 겁 먹은 바람에 지금까지 못 깨어나고 있어.” “그래?” 분명 서유라더러 서수연의 사진과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라고 했다, 두 번 다신 전세 역전할 기회가 없도록. 겨우 그 하찮은 일조차도 못한 주제에 돈이나 요구했다니. 유가영의 표정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왜? 별일 없다니까 실망한 모습이네?” 강준영의 질문에 정신을 번쩍 차린 유가영이 오버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실망했다니!” 여자가 손을 내저었다. “수연 언니랑 그리 가까운 사이는 아니어도 오빠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