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0장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을 텐데 더 이상 할 말이 있을까요? 대신 조언 하나 해드리죠. 모든 일이 나윤서 씨 계획대로 진행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그 어설픈 실력은 하루빨리 거두세요.” 지성은 그저 윤서가 이번 일에서 손을 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건 그가 직접 밝혀내야 할 일이다. 설령 개발사가 무고하다 해도 나서서 해결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러다 배연 그룹이 큰 대가를 지불해 입찰 받은 부지로부터 뒤통수를 맞으면 그 손해가 너무 막중하지 않은가? “제가 어떻게 하든 사장님과는 무관합니다. 배연 그룹이 정말 떳떳하면 저 역시 절대 모함하진 않을 거예요. 부디 기자인 제 직업적 자질을 의심하지 말아주시죠.” 부장은 도통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둘의 접전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배지성이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한 건 둘째 치고 나윤서는 또 언제 개발사를 조사하겠다 다짐한 걸까? 부장인 그가 동의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걱정 마세요 사장님, 저희가 절대 나윤서더러 혼자 조사하게 내버려 두진 않을 겁니다. 애초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 노숙자가 욕심을 부렸을지도요.” 부장의 알랑거리는 웃음에 윤서는 유난히도 언짢아했다. “강세민 씨 그런 분 아니에요, 부장님 가치관으로 그분 판단하지 마세요. 악독한 개발사만 아니면 지금쯤 본인 집에서 가족이랑 행복하게 살았을 거예요. 이젠 빈털터리가 됐는데 아직도 누명을 씌우셔야겠어요?” 지성이 눈썹을 스윽 들어 올렸다. “나윤서 씨 꽤나 능력 있나 보네요. 아니면 다른 기자들 다 실패한 상황에 나윤서 씨한테만 하소연을 했을까?” 부장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배지성 앞에서 부하 직원에게 반박을 당한 건 당연히 불쾌하지만 말이다. “나윤서, 기자로서 너도 알 거 아니야. 증거가 없을 땐 당사자 말만 믿어서는 안된다고. 설마 강세민 씨가 딱하다고 그 말을 다 믿는 건 아니지? 그건 진짜 안된다.” “그래서 제가 개발사 조사하겠다는 거잖아요. 아무튼 아무도 저 막아설 생각은 하지 마세요!” 윤서는 바깥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