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7장
“아빠한테 보여주려고 그랬던 거야, 대단하네 진짜.
밖에서 지내더니 연기가 갈수록 늘어, 그런 거 배워서 어느 남자 꼬시려는 건지 모르겠네.”
화연이 마사지 도구로 얼굴을 문지르며 말했다.
“누굴 꼬시든 너랑 뭔 상관이야. 아무튼 걱정하지 마, 엄마가 꼭 걔한테 좋은 사람 소개해 줄 거니까.”
두 모녀가 서로를 마주 보며 활짝 웃었다.
“엄마, 잘해야 돼. 아빠한테 들켜서도 안되고.”
“물론이지. 난 착한 새엄마잖아, 사람들 입방아에 올라서야 되겠어?”
“엄마가 나서주면 나야 걱정할 게 없지.”
“됐어, 다들 갔는데 아직도 거기 서서 뭐 해?”
성호는 소파에 앉아 묻지도 않은 무릎의 먼지를 털며 딸더러 곁에 앉도록 했다.
그런데도 윤서는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왜, 아빠인 내가 와서 앉으라고 사정이라도 할까?”
성호가 한껏 기세를 뽐냈다. 윤서는 곧 언급될 그 일을 생각해 결국 그의 곁에 자리 잡았다.
“아빠, 왜 오라고 한 거야? 나 아직 취재할 거 남았는데.”
윤서가 일 얘기를 꺼내자마자 성호는 버럭 화를 냈다.
“하필이면 그깟 기자 노릇 해야겠어? 지금 네 꼴을 좀 봐, 이게 어딜 봐서 나씨 집안 큰딸이냐.
넌 우리 집 장녀이자 유일한 딸인데 본보기가 돼야 할 거 아니야!”
윤서가 그에게 덤덤한 눈빛을 보냈다.
“이 집 딸은 나 하나라며, 근데 본보기가 돼서 누구한테 보여주라고?”
“너——”
제 아무리 눈치가 무딘 성호도 윤서 앞에서 예린이 제 딸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가족과 남은 다르다. 평소에 말로만 챙겨주면 됐지, 결정적 순간엔 그 역시 사리분별 정도는 하는 사람이다.
“그래, 이 일은 이쯤 하자.
사람들이 날 어떻게 넘겨짚는지 알아? 그 기사 때문에 더 미칠 노릇이야.
지난번 연회 뒤로 네 상대 찾아주고 있었어. 스무 살 넘었는데 이젠 사람 만나서 자리 잡아야지. 근데 왜 하필 이 상황에 이런 기사가 나냐고!”
성호는 분에 겨웠는지 테이블을 몇 번이고 내리쳤다, 보고 있는 윤서마저 대신 아플 정도로 말이다.
“아빠, 누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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