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7장

“어르신들, 도련님, 식사 준비 다 됐습니다!” 아주머니가 마지막 요리인 갈비찜을 들고 나왔다. 멀리서부터 향기가 진동한다. “향 한번 끝내주네요. 바깥 음식은 아주머니가 직접 하신 거랑 비교도 안 돼요.” 지성이 할머니를 모시고 식탁으로 왔다. 오늘은 어르신 두 분과 손자가 함께 하는 저녁 식사다. “그럼 자주 오세요 도련님, 제가 매일 맛있는 거 해드릴게요.” 아주머니가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먼저 국을 떠주며 말했다. “그래, 아줌마 요리 먹고 싶으면 자주 와. 네가 없으니까 아줌마가 요리할 동력이 없잖아.” “어르신들은 이제 얼마 드시지도 않으세요, 사모님은 더 하시고요. 선생님은 그나마 괜찮으시지만 제일 잘 드시는 건 그래도 도련님이죠.” “네가 많이 먹을수록 아줌마도 더 뿌듯해하지.” 곁에서 할아버지가 한마디 거들었다. “음, 오늘 국 참 잘 끓였네. 지성아, 갈 때 아줌마한테 좀 담아달라고 해. 덥히면 내일 아침에도 마실 수 있을 거야.” 아주머니가 미간을 찌푸렸다. “도련님 드시고 싶으면 제가 새로 끓이면 되죠. 이건 내일 아침이면 맛없어져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먹고 싶으면 제가 직접 올게요.” 본가에서 하룻밤을 보낸 지성은 마침내 엉킨 속을 풀어낼 수 있었다. 그는 다음날 회사로 복귀해 본격적으로 이 일을 마음에 두기 시작했다. 일단 가짜 결혼이라도 해 두 분을 안심시켜 드려야겠다. 연세도 있으신데 하루 종일 제 결혼 문제 때문에 걱정 끼치고 싶진 않다. 전혀 모르는 여자여도 괜찮다. 대신 집안 배경만 깨끗하면 된다. 적어도 부모님 마음에 들 수 있게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말끔히 끊어내기 위해 절대 감정적으로 엮이면 안 된다는 점이다. 앞부분 조건을 만족하는 건 쉽지만 마지막은 지성도 감히 확신을 못하겠다. 변호사 말대로 인터넷 기사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성이 거듭 사진을 내리라고 지시한 뒤엔 더 이상 청하와 손을 잡은 사진이 함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 일은 내내 가시처럼 지성의 가슴에 박혀있었다. 청하를 마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