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랑은 즉시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민서희의 얼굴을 코로 문지르며 반갑게 인사를 했고 민서희는 그의 짧은 털을 만지작거리며 함께 놀았다.
한쪽 켜에 서서 이를 지켜보던 박지환은 심정이 미묘해졌다.
이상하게도 이 강아지를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이상하게도 연결이 닿는 것만 같았다.
안랑... 익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사장님에게 물었다.
“이 강아지가 절 알아보는 것 같은데 혹시 전에 봤던 적이 있나요?”
박지환이 기억을 상실했다는 걸 알 리가 없는 사장님은 귀한 손님이 이런 사소한 일을 잠시 까먹은 거라 여기고 옆에서 귀띔을 해주었다.
“박지환 씨, 기억 안 나요? 일 년 전에 박지환 씨가 직접 안랑이를 우리 가게로 데리고 왔었잖아요.”
“우리 애완동물 가게가 문을 닫을 정도로 불경기였을 때 박지환 씨가 투자를 해주며 안랑이를 행복하게 잘 키워달라고 부탁까지 했는걸요.”
“제가... 데리고 왔다고요?”
박지환은 순간 눈살을 끼푸리며 복잡한 눈빛으로 안랑을 쳐다보았다.
근데 왜 나는 기억이 안 나는 거지?
박지환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민영매가 이 가게와 손을 잡고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들기 시작했다.
제대로 생각하기도 전에 사장님은 부랴부랴 가게 데스크로 가서 계약서를 가져왔다.
“이거 봐요. 이게 우리가 서명한 계약서예요. 일 년여 동안 저희가 안랑이를 성심성의껏 잘 키워오기도 했고 박지환 씨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날처럼 우리 가게가 장사도 잘되지 않았을 거예요! 더군다나 장사가 나날이 좋아지다 보니 유기견을 입양하여 먹고 사는데 문제 없이 충족한 삶을 줄 수도 있게 됐고요.”
박지환은 서류를 움켜쥐고 한 페이지씩 넘기다 마지막 페이지 아래 자신의 서명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모든 걸 위조를 할 수 있어도 유독 그의 서명은 그만이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기억이 없지?
박지환은 무겁고 복잡한 표정으로 그 서류를 쳐다보고 있었다. 계약서를 보면 애당초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