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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가인은 걱정이 많고 불안감이 높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이 터졌는데 태평하게 마음을 놓고 있을 만한 간 큰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맡기고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같은 과의 친한 간호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가인 씨, 정 교수님이 VIP 병실 환자를 때렸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그것도 가인 씨 때문에?” 이가인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에게 되물었다. “수술은 어떻게 됐어?” “고 교수님이 집도의로 들어갔고 아직 수술 중이야. 그리고 아까 정 교수님과 장 교수님이 함께 과장실로 들어가는 걸 봤어.” 그 말에 이가인이 침묵했다. 그러자 황선아가 목소리를 한 톤 낮추며 물었다. “가인 씨,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봐. 혹시 정 교수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야?” 이가인은 그날 밤 일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지금 최대한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떠올리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그날의 호텔 방 분위기와 푹신했던 침대, 그리고 정승진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이가인은 황선아의 질문에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렇고 그런 사이는 무슨. 이제 막 부임하신 분이랑 안면을 튼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데 왜 정 교수님이 가인 씨 대신 그 변태남을 때려?” ‘그러게, 왜일까?’ 이가인이 ‘사람이 좋아서’라는 핑계를 대려던 그때 전화기 너머로 황선아의 말이 먼저 들려왔다. “사람이 좋아서라든가 하는 소리 할 거라면 넣어둬.” “...솔직히 재수가 없었던 거지 뭐. 마침 출근하다가 내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목격하셨거든.” “가인 씨 바보야? 요즘 세상에 직장 동료가 좀 곤란해한다고 무력까지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남자친구도 그렇게 안 하겠다. 그리고 다른 직업군이면 몰라도 정 교수님은 의사잖아. 아무리 병원에서 대신 해결해준다고 해도 이거 소문 퍼지면 정 교수님한테 좋을 거 하나 없어. 그러니까 내가 볼 때 이건 교수님이 사람이 좋아서나 착해서가 아니라 정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그랬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아. 흔한 말로 야마가 돌았다고들 하지.” 그녀의 말에 이가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해?” “지금 나만 이러는 줄 알아? 외과 전체... 아니, 병원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다들 가인 씨랑 정 교수님이 무슨 사이인지 추측하고 난리도 아니야.” 이가인은 그 말에 심장이 쿵쿵 뛰었다. 아무리 다 큰 미혼남녀끼리 하룻밤 보내는 게 딱히 문제 될 일은 아니라고는 하나 같은 근무지에서 일하는 둘이 그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녀는 더 이상 혜임에 있을 수 없게 되고 정승진도 계속해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이가인은 이 생각에 황선아에게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했다. “나에 대한 소문이 이상하게 도는 건 상관없지만 이번 일로 정 교수님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는 게 내 눈에 보이면 그때는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가인이 이토록 진지하게 협박성 짙은 멘트를 입 밖으로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황선아는 서둘러 해명했다. “나는 정 교수님에 대해 그 어떤 말도 안 했어. 진짜야!” 이가인은 다급한 그녀의 말에 그제야 자신이 너무 욱했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 한층 차분해진 말투로 얘기했다. “수술 끝나면 나한테 얘기해줘.” “알겠어. 그리고 정 교수님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들리면 그것도 전해줄게.” 이가인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말똥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 이상하게 조금도 피곤하거나 졸리지 않았다. 정승진은 아까 그녀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다. 그가 허황한 소리나 하는 사람이 아닌 건 알지만 아무리 업계에서 대단하다고 칭송받는 의사라도 집안 배경이 딴딴한 양아치를 만나면 머리가 숙여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번 일은 정승진이 먼저 손을 댄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가인은 일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가만히 일이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자기 스스로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싫고 미웠다. 2시간 후. 휴대폰 벨 소리가 정적을 깨고 요란하게 울려댔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에 이가인은 끊으려다가 왠지 스팸은 아닐 것 같다는 이상한 직감에 결국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정승진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에 이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 교수님?!” “수술은 무사히 끝났어요. 이제 그만 마음 놓고 자요.” 이가인은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맙습니다.” “수술은 고 교수가 했는데요 뭘.” “장 교수님 찾으러 가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됐어요?” “안 졸려요?” 정승진의 엉뚱한 대답에 이가인이 마음을 졸이며 물었다. “혹시 제대로 해결이 안 된 건가요...?” 그녀의 말에 정승진이 실소를 터트렸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리고 그 얘기는 나이트 근무로 피로에 절어 있는 가인 씨가 한숨 푹 자고 난 뒤에 나눠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 이가인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인간은 날 때부터 천재라 불안감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없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태평하게 잠을 자?’ 이가인은 쏘아붙이고 싶은 말들을 꾹 참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지금 바로 얘기해주시겠어요? 그래야 제가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 남자의 보호자가 병원으로 찾아왔어요. 가인 씨 출근하면 직접 사과하고 싶대요. 그리고 간호과장에 대한 처분도 방금 결정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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