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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장

눈 깜짝할 사이 그의 차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성지현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달빛과 가로등 아래 그녀의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얼굴은 더욱 창백하게 보였다. 차은우 설마 그냥 가버린 거야? 날 이렇게 내버려두고 떠났다고?! 이 순간 그녀의 모든 자존심은 발밑에 짓밟혔지만 그녀의 자존감과 이성은 그를 이해하려 애썼다. 그래, 차은우는 분명 내가 동창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혼자 떠난 걸 거야. 그리고 분명 서하윤을 만나러 급하게 간 것도 아닐 거야. 어차피 차은우는 서하윤에게 그렇게까지 마음을 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날 이렇게 내버려두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아무리 내가 그런 사진을 보냈다고 해도 나한테 그러면 안 되지. 화가 난 그녀는 참지 못하고 서하윤에게 또 메시지를 보냈다. [서하윤 너 이렇게 속 좁은 여자였어? 내가 너한테 사진을 보낸 건 우리 둘만의 일이야. 은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역시 넌 순수한 여자가 아니었어.] [내가 말한 것처럼 넌 분명 은우를 차지하기 위해 부당한 수작을 부린 거야. 언젠가 은우도 네 진짜 모습을 알게 될 거라고 했지? 서하윤, 너 그렇게 살지 마.] ㅡㅡ 하지만 서하윤은 이미 잠이 든 뒤였다. 게다가 휴대폰도 꺼져있어 메시지를 볼 수가 없었다. 호텔로 가는 길에 차은우는 서하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호텔로 들어와 문을 열었다. 문을 여는 순간, 차은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고 곧 서하윤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서하윤이 질투할 거라고 생각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수도 없이 고민했건만... 차은우는 그녀가 자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침대에 다가가 서하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자기 같은 흰 피부에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이 조명 아래 그림자를 드리웠고 평온한 이목구비에 질투의 흔적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보낸 사진과 메시지에서 느껴졌던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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