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6장

서하윤은 김영자의 두 통의 편지를 떠올렸다. 그녀의 환생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그녀는 물론, 주변 사람들의 운명까지 바꾸어 놓았다. 설마 최금주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서하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고 최금주는 그녀가 자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다급히 말했다.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좀 어지러웠던 거야. 별일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네, 할머니.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서하윤은 다급히 다가가 김 집사에게서 최금주를 넘겨받았다. 그러자 최금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빨리 밥부터 먹자꾸나.” 그들이 식탁에 앉으려는 찰나, 차은우가 도착했다. "길이 막혀서요." 차은우는 간단히 설명하며 들어섰다. 최금주는 불만스럽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기다리느라 음식이 다 식었어. 빨리 와서 먹어." "네." 차은우는 식탁으로 다가오며 서하윤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본 그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출근 후 그녀는 대체 무슨 일을 겪었던 걸까? 박창식 쪽에서도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아 더욱 답답할 따름이었다. 서하윤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숨기고 있었지만 그는 그녀의 감정 변화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두 사람이 찍은 웨딩사진은 다 봤어. 정말 예쁘더라. 예식장은 다 예약한 거지?" 최금주가 확인하듯 물었다. 이미 웨딩사진을 찍은 만큼 예식장만 확정되면 결혼식 준비는 문제없을 거라 믿었다. 차은우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출국 전에 이미 예약했어요." 서하윤은 웨딩사진과 예식장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 최금주와 차은우가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서하윤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며 침묵을 지켰다. 최금주는 그녀가 오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윤아, 무슨 고민 있는 거 아니니? 왜 이렇게 얼굴이 안 좋아 보이냐?" 서하윤을 알게 된 이래 그녀가 이렇게 정신없고 창백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었다. 마치 아픈 것 같으면서도 마음에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