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6장

“지태준!” 허성운이 지태준의 말을 끊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신다정에게 말했다. “그 유괴 사건은 나와 관련된 일이야. 설령 말한다 해도 내가 하는 게 맞아.” “그래, 그럼 네가 말해줘.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다정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전에도 여러 번 악몽을 꾸면서 너무나도 생생한 꿈속 일들에 어쩌면 실제로 겪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 허씨 가문을 아니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정확히 말하면 광명회를 건드렸다고 할 수 있지. 박근영이 유괴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돼.” “그건 이미 알고 있어. 네가 납치당했고 당시 허씨 가문의 부부... 즉 네 부모님이 널 구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 허성곤 대표도 그 사건에서 다리를 다쳤고. 하지만 내가 궁금한 건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인지야. 왜 나도 납치당했는지.” 더 이상한 것은 부모님조차 한 번도 그 사건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다정 본인 역시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때 내가 어려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박근영이 4대 가문을 공격하려고 나를 납치하면서 덤으로 너까지 잡아간 것 같아. 결과적으로 그 사건으로 신씨 가문과 허씨 가문은 큰 타격을 입었고 정말 파멸 직전까지 갔어.” 허성운이 신다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때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구조 작업에 차질이 생겼지만 네 부모님은 끝내 널 구해내셨어. 지태준과 내가 이걸 말하지 않은 건 그 기억이 너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지태준도 네가 다시 상처받는 걸 원치 않았어. 납치당했을 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았겠지.” “정말 그것뿐이야?” “응.” 허성운이 말했다. “신문을 네게 주지 않은 건 그 신문에 네 유괴 사건뿐만 아니라 내 사건도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야. 형은 내가 또 상처를 받을까 봐 신문들을 모두 폐기했어. 네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야. 너에게 일부러 숨긴 게 아니라 그 기억이 너를 해칠까 봐 그랬어.” “그랬구나.” 신다정은 가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