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5장

그리고 아빠는 엄마랑 나를 정말 사랑해! 차소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하게 차은우를 바라봤다. “아빠는 진짜 대단해요.” 차은우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속으로 상황을 짐작했다. 밤이 되자 차은우는 차소유를 재우고 침실로 돌아왔다. 침실 옆에는 작은 온천 풀이 딸려 있었다. 온천 가장자리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던 서하윤은 그가 다가오자 와인 한 잔 더 따라 건넸다. 낮에 하루 종일 밖에서 놀다가 드디어 조용한 시간이 찾아왔다. “우리 회사 직원이 한 말 들었지? 모레 출근하면 인사팀에 말해서 그 직원 정리할 거야.” 차은우는 약간 후회하는 눈치였다. 출장 다녀온 직후에 바로 우채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일에 대한 야망이 있는 건 좋지만 엉뚱한 사람에게 야망을 품는 건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그런 사람은 그룹에 남겨둬 봤자 쓸모없다. 서하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그 일은 잊고 있었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그게 아니야.” “아니야?” “응, 나 지금 하경이랑 간시연 생각하고 있어. 요 며칠 통 연락이 없었잖아. 둘 다 SNS도 안 하고 가족 단톡방에서도 하경이는 조용하고... 뭔가 이상해서. 혹시 무슨 눈치라도 챈 건 아닐까?” 서하윤이 추측했다. 누나로서 동생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간시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만큼 더 깊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차은우는 와인 한 모금을 마시더니 달빛을 감상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눈치챈 건 나쁜 일이 아니야. 걱정하지 마.” 서씨 형제는 그 누구도 당하고만 있을 인물들이 아니었다. 이 삼 형제는 차은우와 아주 가깝게 지내지만 다들 한 번쯤은 그에게 서하윤을 절대 울리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은 하도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세상이 서하윤을 등져도 그는 절대 그녀를 외면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ㅡㅡ 자정이 막 지났을 무렵. 야근을 끝내고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그녀의 전속 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