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6장

“매니저님이 곧 와서 남 선생님을 돌볼 테니 우린 그냥 가면 돼.” 강은별이 안전벨트를 매며 말했다. 곧 서하윤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가는 길에 강은별은 다시 말이 많아졌다. “남 선생님 요즘 일이 없어서 나도 한가해. 너 일 바쁘면 아줌마는 내가 돌볼게.” 서하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서하윤은 강은별을 집에 데려다주었다.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 두 사람은 아까 고깃집에서 곽경훈과 차은우를 만난 일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강은별은 차에서 내린 후 먼저 마트에 들러 요거트를 사 먹은 후에야 천천히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저녁 바람이 솔솔 불어오자 그제야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곧 그녀는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여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바로 벽으로 밀쳤다. 차가운 기운이 등을 타고 온몸에 스며들었다.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그녀는 상대가 곽경훈인 걸 발견하고 입을 다물었다. “곽경훈, 너...” 곽경훈은 술을 마셨는지 몸에 술 냄새가 진동했고 그녀를 무섭게 쳐다봤다. 처음 보는 곽경훈의 눈빛에 강은별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남윤길 옆에 붙은 거야?” “뭐?” 남윤길 옆에 붙었다고? 그녀는 단지 남윤길의 어시일 뿐인데... 곽경훈은 강은별의 턱을 부여잡고 계속 물었다. “두 사람 잤어?” 곽경훈은 강은별을 잘 알고 있었다. 강은별은 종래로 향수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몸에서 담담한 향이 풍겨왔다. 게다가 그것은 분명 남성용 향수 냄새였다. 강은별은 두 눈을 크게 떴다. “헛소리하지 마!” 그녀는 곽경훈을 힘껏 밀쳤지만 곽경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예전 같았으면 달콤한 기운이 맴돌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저 도망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내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곽경훈은 갑자기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곧 뒤에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났다. 강은별은 겁에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