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1장

차은우는 이런 정교한 포장을 뜯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차은우는 기분이 좋아진 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너무 마음에 들어.” “다행이네.” 이제 보니 서하윤 앞에서 차은우는 아주 쉽게 만족할 수 있는 남자였다. “집에 가자.” “그래.” ㅡㅡ 강은별은 쇼핑몰에서 동료를 만나 함께 쇼핑을 더 즐기고 마지막으로 근처의 고깃집에서 고기에 소주 몇 잔을 마셨다. 식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는 이미 새벽 1시가 가까워졌다. 동료는 대리운전을 불러 그녀를 아파트까지 데려다주었다. 오늘 강은별은 술을 조금 많이 마셨는지 걷는 내내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 오늘은 꽤 즐거운 날이었나 보다. 그녀는 오늘 우연히 곽경훈을 마주쳤는데 곽경훈이 이 결혼에서 벗어나서 정말 기분이 흐뭇했다. 그리고 남윤길에게 줄 생일 선물도 잘 골랐고 마지막으로 동료와 술을 마시며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집에 도착해 지문을 두 번 찍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녀는 옷에 손을 쓱쓱 닦고 다시 지문을 찍었는데 그제야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문을 막았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뒤돌아보았다. 눈앞이 약간 흐릿했지만 불을 켤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시선에 들어온 희미한 실루엣을 찬찬히 보았다. “곽경훈?” 그녀는 눈을 비비며 취기가 오른 목소리로 물었다. “곽경훈이 왜 여기 있어?” “그래, 맞아. 나야, 강은별. 이혼하고 나니 내 얼굴 볼 일 없어서 만족해?” 곽경훈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았다. 순간 강은별은 정신이 맑아졌다. “곽경훈, 정말 너야? 네가 왜 여깄어? 잊지 마. 우린 이혼했어. 넌 내 남편이 아니야. 그냥 어린 시절 오빠라고.” 강은별은 취기로 인해 머리가 느리게 돌아갔다. 그녀는 이 상황이 꿈이라고 생각했다, “너도 좀 웃어. 우리 둘 다 심연에서 빠져나왔으니 이건 정말 기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