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강진혁의 머릿속이 ‘웅’ 하고 울린 듯 멍해졌고, 표정은 심하게 굳어 지금껏 본 적 없는 당혹감이 스쳤다.
‘최소아가 서명했다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는 식당을 뛰쳐나가 차에 올라탔다.
검은색 마이바흐는 활시위를 떠난 듯 튀어나갔다.
그가 로펌에 도착했을 때, 변호사는 그 기세에 잠시 얼어붙었다.
강진혁은 숨을 고르게 고르지 못한 채 가슴이 크게 들썩였고,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으며 손질해 온 머리마저 흐트러져 있었다.
“소아가 서명했다고요? 언제 있었던 일이죠? 왜 저에게 알리지 않은 거예요?”
변호사는 급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강 대표님, 최소아 씨께서 굳이 알릴 필요 없다고 하셨습니다. 5년 계약은 이미 끝났으니, 약정대로 구청에 제출만 하면 된다고요.”
변호사는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재산 분배는 약정된 비율대로 나눠 두었습니다. 금액이 맞는지 확인해 보시죠.”
강진혁은 서류를 받아 꼼꼼히 확인했다.
재산 분배는 정확했다.
최소아는 욕심내지 않았다.
그녀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 몫만 가져갔다.
집과 지분을 전부 처분해 해외 여러 계좌에 분산 송금한 뒤 다시 한 계좌로 모아 놓은 탓에, 최종 목적지는 도저히 추적할 수 없었다.
즉, 그녀가 이 결혼에서 스스로 패했다고 인정하고 조용히 떠났다는 뜻이었다.
강진혁의 가슴 어딘가가 텅 비어버린 듯했고, 실감도 나지 않았다.
마치 무엇인가가 억지로 뽑겨 나간 듯한 공허함이 자리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고집 세고 자존심 강한 여자가 이렇게 담담하게 떠난다니.
이게 그가 바라던 것이었나.
자유로운 삶.
유지아와의 관계 회복.
강씨 그룹의 안정.
그리고 최소아는 그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았다.
5년 동안 바랐던 것이 눈앞에서 실현됐는데 왜 그는 기쁘지 않은 걸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소아 계좌 추적이 가능한가요?”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강 대표님께서 ‘이혼 후 사모님 소식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고 지시하셔서 계좌번호 외의 정보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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