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두 사람이 진짜로 사귄다

관심이 온통 샤브샤브에 쏠려 있는 권해나는 유연준의 행동에 신경 쓰지 못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두 사람은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했다. 권해나는 오랜만에 느끼는 이런 평온함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만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본다면 온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석지은은 차 안에 앉아 멀리서 벌어지는 이 장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권해나와 유연준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고? 게다가 분위기가 이토록 따뜻하고 다정하다고? 두 사람이 정말로 만나는 것일까? 아니야, 연준 오빠가 어떻게 일개 별 볼 일 없는 가문의 딸에게 눈길을 주겠어?’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질투의 불꽃은 점점 커져만 가는 석지은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샤브샤브 가게 안. 권해나와 유연준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웨이터가 주전자를 들고 다가오다가 미끄러지며 권해나 쪽으로 주전자 물을 쏟으려 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었기에 눈치를 챈 권해나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피했다. 하지만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유연준의 반응 속도가 더 빨랐다. 그는 아픔 따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재빨리 손을 뻗어 주전자를 밀쳐냈다. 다행히 주전자의 물은 아주 조금만 권해나에게 튀었고 나머지는 웨이터에게 쏟아졌다. 뜨거운 물이 웨이터에게 쏟아지자 그는 비명을 질렀다. “아악!” 웨이터의 옷이 온통 물에 젖는 바람에 피부가 뜨거운 물에 데여 붉게 변했다. 매니저가 급히 달려왔다.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덤벙거려!” 웨이터는 아파서 눈물을 흘리며 유연준을 바라보았다. 차갑고 냉정한 유연준의 눈빛을 본 웨이터는 마음속으로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느끼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웨이터가 떠나는 것을 본 권해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 여자 상태가 꽤 심각해 보이는데...” “저런 사람은 걱정할 필요 없어.” 유연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