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간판 메뉴
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장은재 뒤에 있던 몇 사람이 말했다.
“이건 혜운의 음식이야. 너희들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 알아? 알면 거절 못 해!”
권해나의 주변에 있던 촬영팀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건 그야말로 너무 심한 모욕이었다!
도지수가 화를 내며 말했다.
“누가 너희들 남은 밥을 먹어? 그 남은 밥 싸 들고 꺼져!”
“혜운의 남은 밥이라도 밖에 내다 팔면 팔릴 거야!”
임수지는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너희들 오늘 도시락이 아직 안 왔다고 해서 우리가 좋은 뜻으로 남은 밥을 가져다준 건데, 이렇게까지 배은망덕하다니!”
그들을 분명 조롱하러 왔으면서도 고상한 척을 하고 있었다.
도지수는 이 사람들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권해나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권해나는 남은 밥이 놓인 쪽으로 걸어가서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장은재가 미소를 지으며 권해나를 바라보았다.
“역시 해나는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구나.”
“나는 남은 밥이 깔보지 않아.”
권해나는 장은재를 조용히 바라보며 말했다.
“심지어 어떤 때는 배고픈 사람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일부러 음식을 남기기도 해.”
장은재의 표정이 굳어졌다.
덮어뒀던 기억이 장은재의 머릿속을 덮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장은재는 정말로 돈이 없었다. 반면 권해나와 그 일행들이 먹는 음식은 모두 고급스러웠다. 어느 한번, 장은재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권해나의 남은 밥을 훔쳐 먹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후로 권해나는 종종 음식을 남기곤 했다. 거의 손대지 않은 채로 온전히 남겨두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권해나가 장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지금 설마 네 옛 모습을 모욕하는 거야?”
안색이 확 변한 장은재는 햇빛 아래에서도 온몸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혀 상황을 모르는 임수지가 한마디 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은재가 어떻게 남은 밥을 먹겠어!”
“그래! 우리는 너희들이 배고플까 봐 좋은 마음으로 가져온 건데! 흥! 너희들 정말 주제를 모르는구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