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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친구 아니면 적

“진심이야? 마음은 고마운데 다시 한번 생각해 봐. 뭐 하러 우리 회사 모델을 해?” “잘 생각하고 연락한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아까도 말했잖아. 네 베프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나한테 계약서 보내.” 도지수의 태도는 확고했다. “그래, 알겠어.” 권해나가 가볍게 웃었다. “그런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야 할 거야. 아직 마무리가 안 됐거든.” “괜찮아. 제대로 마무리하고 와. 급할 거 없어.” 대화를 마친 후 권해나는 도지수에게 계약서를 보냈다. 다음날. 권해나는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15층에서 또다시 유연준과 마주치게 되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그는 권해나를 보자마자 입 모양으로 같이 출근할 거냐고 질문했다. 아빠의 당부가 떠오른 권해나가 거절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유연준이 전화를 끊고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가문끼리 비즈니스적으로 항상 라이벌 관계였던 건 맞지만 개인적으로 친구 할 수는 있는 거 아닌가? 설마 아버지가 나랑 놀지 말랬다고 순순히 그 말을 들을 거야?” “궁금한 게 있어요. 왜 나랑 친구 하려고 하는 거예요?” 권해나가 물었다. 유연준은 그 말에 입꼬리를 살짝 끌어 올리고는 고민 없이 바로 답했다. “보통은 권해나 양처럼 예쁘고 능력도 좋은 사람을 만나면 다들 친해지고 싶어 해. 그런데 우리 관계는 좀 특별해서 친구로 남거나 적으로 남거나 둘 중 하나야. 나는 친구가 좋을 것 같은데 너는 혹시 적이 좋아?” 권해나는 잠시 침묵했다가 1층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말했다. “가죠.” 유연준의 말대로 두 사람은 가문 사이의 관계 때문에 적이 되거나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하나를 굳이 골라야 한다면 친구가 되는 걸 고르는 게 훨씬 나았다. 세한 그룹. 권해나는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을 모아 회의를 진행했다. 백수연은 지난번과 달리 제일 먼저 회의실에 도착했다. 권해나가 자리에 앉자마자 백수연이 입을 열었다. “팀장님 덕에 인터넷으로 욕을 다 먹게 됐어요. 신제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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