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화 술 한 잔에 2억
권해나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둘러앉은 이들도 석유준이 대놓고 권해나를 몰아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들은 저마다 묘한 눈길을 주고받더니 이내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닫았다.
비록 권해나가 권씨 가문의 아가씨라 해도 결국은 입양된 아이였고 석유준은 석씨 가문의 명실상부한 후계자였기 때문이다. 석인철이 세상을 떠난 뒤 석씨 가문의 실권을 쥔 석유준의 무게감은 이곳 사람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압박으로 다가왔다.
다만 의아한 것은 한때 유독 돈독해 보이던 두 사람 사이에 어쩌다 이토록 서슬 퍼런 칼날이 오가게 되었냐는 점이었다.
“한 잔에 2억이라고요?”
권해나는 석유준을 똑바로 응시하며 되물었다.
석유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요. 꽤 남는 장사 아닌가?”
“석 대표님, 이건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는 비즈니스 협력이지 내가 구걸하는 자리가 아니에요.”
권해나의 차분한 대꾸에 석유준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서늘한 웃음을 흘렸다.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 내뱉는 그의 목소리엔 오만함이 배어 있었다.
“좋아요, 그럼 어디 한번 둘러보시지. 여기 권 대표 사업에 선뜻 돈을 내놓겠다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권해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죄지은 듯 눈길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만약 이 자리에 석유준이 없었더라면 권해나가 가져온 기획안은 충분히 매력적인 프로젝트였다.
석유준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가벼운 웃음을 섞어 말했다.
“자, 권 대표, 그만 봐요. 내가 꼭 사람 괴롭히는 것 같잖아. 정 그러면 단가를 좀 올려주지. 한 잔에 20억, 어때?”
한 잔에 20억이라니, 투자자들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들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들 조건이었다.
권해나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석유준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오늘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석유준은 다른 이들이 그녀에게 투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터였다.
‘한 잔에 20억...’
권해나의 시선이 앞에 놓인 술잔에 머물렀다. 잠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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