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화 너한테 아직 미련이 남은 거 아니니?
권해나의 마음에 복잡한 감정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로얄 벤처스, 그 이름이 주는 무게를 되새기며 그녀는 나지막이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자마자 부모님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권재호의 문자를 확인했다.
[해나야, 어디니? 왜 아직 집에 안 들어와.]
남수희의 문자도 있었다.
[우리 딸, 친구들이랑 놀러 간 거니?]
권해나는 서둘러 키보드를 눌렀다.
[어제 접대가 늦게 끝나서 근처 호텔에서 묵었어요. 일이 좀 많았거든요.]
남수희의 답장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돌아왔다.
[그랬구나. 아가, 너무 무리하지 마라. 힘들면 아빠한테 맡기고 넌 그저 편하게 지내도 된단다.]
[알아요. 하지만 엄마도 아시잖아요, 저 가만히 못 있는 거.]
[그래, 알지. 우리 딸만큼 야무진 애가 또 어디 있겠니.]
그녀는 세수를 마치고 정갈하게 차려진 아침을 마주했다. 따스한 기운이 몸속으로 퍼지자 긴장으로 굳어 있던 속이 부드럽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권해나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평소 익숙하던 집의 구조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실 소파에는 유연준이 우아하고도 귀한 기품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조간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유럽 귀족의 초상화 같았다.
권해나는 커다란 통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여긴 우리 아빠 집이 있는 단지인데? 유연준 씨도 여기 집이 있었나요?”
유연준은 짧게 긍정의 대답을 남기고는 신문을 내려놓았다. 그는 시선을 권해나에게 고정하며 물었다.
“가자. 회사까지 데려다줄게.”
권해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고로 내려가자 번듯한 롤스로이스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가 도로 위로 올라섰을 때 권해나는 무심코 창문을 내렸다. 그 순간 낯익은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권해나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남수희 역시 깜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두 대의 차는 찰나의 순간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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