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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네 집에서 요리해 줄게

“비록 전공은 아니지만 옷은 많이 디자인해 봤어요. 여러분이 제 팀을 선택한 이상,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 권해나의 단호한 말에 디자이너 몇 명은 괜스레 죄책감을 느꼈다. 사실 그들이 권해나를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임하늘 팀에 들어가 봤자 들러리 취급이나 받을 게 뻔했기에 차라리 권해나 팀에 오면 적어도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권해나는 진심으로 그들을 성장시켜 주고 있었다. “권해나 씨, 저도 열심히 할게요. 절대 실망 안 시켜 드릴게요.” 둥근 얼굴의 디자이너가 먼저 다짐하자 나머지 세 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희도요!” 권해나는 눈빛을 부드럽게 낮췄다. “좋아요. 그럼 각자 디자인에 집중해요. 어려운 게 있으면 언제든 저한테 물어보고요.” 그들은 곧장 자리로 돌아가 깊이 몰입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지나서야 임하늘 팀의 디자이너들이 회의실에서 돌아왔다. 둥근 얼굴의 디자이너 장지유 옆자리에 누군가 털썩 앉더니 그녀를 힐끗 보며 비웃듯 말했다. “뭐 그렇게 진지하게 해요? 어차피 질 게 뻔한데.” “아니거든요. 우린 절대 안 져요.” 장지유가 단호하게 받아쳤다. 그러자 그 사람은 냉소적으로 웃었다. “지유 씨, 설마 시골에서 올라온 촌스러운 사람이 그쪽 팀을 이끌어서 제대로 된 옷을 만들 거라 믿는 건 아니죠? 아까 하늘 씨가 그러던데 권해나 그 사람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장지유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불쾌감이 치밀었다. “해나 씨는 하늘 씨의 흉을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왜 하늘 씨는 남 얘기를 그렇게 하죠?” “지유 씨...” 그 사람이 더 뭐라 하려는 순간 임하늘이 걸어왔다. 임하늘은 장지유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달콤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유 씨, 힘내요. 난 지유 씨를 믿고 있어요.” 하지만 장지유는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고 테이블 위의 종이를 꾹 움켜쥐며 겨우 고개만 끄덕였다. ... 며칠 동안 권해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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