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난 어때?
“안 돼.”
유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끼로는 부족해.”
“그럼 유 대표님이 원하시는 만큼 살게요.”
권해나는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올려다봤고 그 눈빛에 결국 유연준은 마음을 놓아주듯 짧게 대답했다.
“좋아.”
그렇게 유연준은 다시 옷장에 갇히게 되었다.
권해나는 재빨리 잠옷으로 갈아입고 방 문을 열었고 남수희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딸을 바라봤다.
“우리 아가, 얼마 만에 보는데 훨씬 예뻐졌네.”
그녀는 권해나의 손을 잡아끌어 소파에 앉혔다.
“엄마는 맨날 저만 보면 예쁘다고 하시잖아요.”
권해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사실만 말해. 우리 해나만큼 예쁜 애가 어디 있니. 네가 원래 성격이 조용해서 앞에 나서질 않으니 그렇지, 아니었으면 경인시 제일가는 ‘명문 아가씨’ 타이틀이 왜 그 여자한테 갔겠니?”
“저 그런 거엔 관심 없어요.”
“그래, 그래. 진짜 잘난 사람은 허울뿐인 명예 따위는 신경 안 쓰지.”
남수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슬쩍 화제를 바꿨다.
“그런데 말이야, 해나야. 너 이제 나이도 있는데 혹시 좋아하는 사람은 있니?”
권해나는 그제야 남수희의 의도를 눈치챘다.
“없어요.”
“그렇겠지. 맨날 일만 붙잡고 있으니 사람 만날 틈이 어딨겠니. 그래서 엄마가 알아봤어. 이거 한번 봐봐.”
남수희는 어디선가 작은 책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펼쳐본 순간 권해나는 할 말을 잃었다.
“여기 이 남자 봐. 사람이 성격도 좋고 자상해. 널 잘 챙겨줄 거 같아서 엄마는 마음에 들어.”
“이 사람은 어때? 잘생겼지? 엄마는 얼굴 안되는 사람은 아예 고려도 안 해.”
“이 친구도 괜찮아 보여...”
남수희는 끊임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설명했다.
쿵.
그때 옷장 안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고 남수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쥐가 있는 거 아냐?”
막 일어서려던 그녀를 권해나가 황급히 붙잡았다.
“제가 나중에 확인할게요. 쥐가 있으면 제가 잡으면 되죠. 지금은 이거... 얘기 마저 해요!”
다행히 남수희의 관심은 금세 돌아왔다.
“네 눈엔 누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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