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구상철이 김신재를 공격한 것은 그저 유인책이었고 진정한 목표는 이무령이었다.
김신재 같은 문관 따위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었기에 눈길 한 번 줄 가치도 없었다.
더구나 김신재가 그의 부인을 해친 까닭에 구상철은 기필코 그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자 했지만 그저 죽이는 것으로는 결코 성에 차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여인의 몸임에도 맑고 밝은 미모에 늠름한 기백을 지닌 이무령은 구상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전투력을 보였다.
젊은 날 같았으면 애초에 이리 고생할 일도 없었으나 구상철은 이미 늙었기에 지금은 오로지 싸움의 경험과 기량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온몸의 힘을 모은 그는 칼을 휘돌려 세차게 반격했다.
쾅 하는 쇳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는데 이무령이 쥐고 있던 장검이 처참히 두 동강 나 버렸다.
그 충격에 손등이 저릿하고 팔에 격통이 밀려와 남은 반쪽 검조차 손에서 흘러내리고 말았다.
반면 구상철의 칼날은 겨우 두 치가량 이가 빠진 정도였다.
“덕헌국 병장기는 과연 물건이로구나. 이래도 부러지질 않다니.”
구상철은 칼을 들여다본 뒤 고개를 들어 이무령을 노려보며 비웃었다.
“아직도 싸울 작정인가. 이쯤에서 그만두고 내 여인이 되는 편이 나을 것이야.”
이무령은 오른손을 돌리며 발끝으로 쓰러진 부하의 환수도를 차올려 손에 쥐고는 싸늘하게 웃었다.
“김 소부님께서 오늘이 네 제삿날이라고 분명히 이르셨다.”
“하하...”
구상철은 여전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구나. 어찌하여 너희들은 한낱 환관 따위의 말을 그리도 곧이듣는 것이냐. 북연군주라면 어엿한 왕실의 혈맥이 아니더냐. 네 아비는 북연왕이요, 숙부는 이 세상 최강이라 칭송받는 덕종이잖냐.”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라.”
이무령은 허공을 박차고 뛰어올라 양손에 검을 움켜쥔 채 전력을 다해 구상철을 향해 내려찍었다.
구상철은 칼을 가로막아 받아내며 이무령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그러나 이무령이 노린 것도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녀는 배를 걷어차인 채로도 버텨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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