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소유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의 차가운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미약한 둘의 입맞춤은 마치 잠자리가 물 위를 스치듯 아주 짧고 가벼웠지만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작은 파문이 일었다.
소유나는 점점 빠르게 뛰는 심장에 서둘러 몸을 뒤로 피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겼다,
그녀의 시선 끝에 닿은 문지후의 귓볼도 조금씩 빨개지는 게 보였다. 소유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아랫입술을 깨문 채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리고 있었다.
문지후의 입술이 꾹 다물렸다. 그는 속으로부터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애써 억눌러보려는 듯 목울대를 움직이며 시선을 소유나의 발에 고정했다. 약을 바른 부분이 빛을 반사하며 번들거리고 있었다.
의외로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지후는 한참 더 그녀의 말을 조심스럽게 주물러준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됐어.”
소유나는 목을 한 번 가다듬더니 발을 도로 끌어당겨 상처 부위를 확인하는 척 하며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네, 고마워요.”
문지후는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소유나는 길게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잔뜩 달아오른 얼굴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두드렸다.
문지후가 화를 내지 않은 게 의외였다.
소유나는 괜히 어색해져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는 화장실에서 나온 후에도 소유나에게서 눈을 피한 채 냉장고로 걸어가 물을 꺼내더니 냉수를 단숨에 절반 넘도록 들이켰다.
“나도 마실래요.”
소유나가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문지후는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미지근한 물을 컵에 따라 건네주었다.
“나 차가운 거 마실래요.”
“...”
문지후는 아무 말 없이 다시 냉장고로 걸어가 생수를 꺼내 소유나에게 건네주었다.
소유나는 냉수를 몇 모금 들이킨 후에야 심장박동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물병 뚜껑을 닫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다시금 정적이 흘렀다.
문지후의 휴대폰이 울리지 않았더라면 그 정적은 한참이나 더 이어졌을 게 분명했다.
소유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손에 들려 있던 페트병을 이리저리 만져보아다.
문지후는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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