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문지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소유나도 순식간에 화가 식어버렸다.
너무 뜬금없는 말이었다.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문지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잠시 후,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유나, 넌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나한테 말을 해본 적이 있었어?”
소유나는 문지후의 분노 너머에 있는 슬픔을 느꼈다.
마치 그녀에게 속기라도 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 소유나는 이상하리만치 죄책감을 느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순간 양을 괴롭힌 늑대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문지후가 대체 왜 그런 억울한 표정을 짓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소유나가 이를 앙다문 채 말했다.
“내가 좋아하면 뭐 해요. 지후 씨는 나 안 좋아하잖아요. 내가 계속 그렇게... 읍...”
문지후의 키스는 아주 갑작스러웠다.
그는 소유나를 끌어당기더니 입술을 겹쳐 물었다. 뜨겁게 반복되는 입맞춤에 소유나가 하려던 말은 그대로 먹혀버렸다.
한참 후에야 문지후는 소유나를 놓아주었다.
소유나는 숨을 헐떡이며 문지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소유나는 멍하니 문지후를 바라보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군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했다.
“문지후 씨...”
“그 사람이랑 만나지 마.”
문지후는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낮게 입을 열었다.
소유나는 방금 그의 키스에 끝까지 맞서 싸워보려던 의지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소유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목을 축였다.
“뭐예요? 갑자기 막 그렇게 키스하고.”
문지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
“너는 내 와이프잖아. 와이프한테 키스하는 게 왜 막 하는 거야?”
소유나는 그 말에 괜히 가슴이 간질거렸다. 지금 그의 반응이 더 낯뜨겁게 느껴졌다.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소유나가 물었다.
문지후는 미간을 좁히며 소유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운전대를 꽉 쥐었다.
“밥 먹으러 가자.”
차가 다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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