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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소유나는 공항에서 티켓 두 장을 들고 있던 진우를 볼 때까지만 해도 둘이 함께 출장을 간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진우는 티켓 두 장을 모두 문지후에게 건네주며 캐리어를 받아들었다. “사모님이랑 함께 푹 쉬시죠. 남은 일은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응.” 문지후는 소유나의 손을 잡고 VIP 라운지 쪽으로 걸어갔다. 그제야 소유나는 문지후가 출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출국할 예정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나 출근해야 돼요!” 항공권에 적힌 목적지를 본 소유나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해외라니!’ 문지후가 티켓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내가 대신 휴가 내줬어.” “...” 그 말에 소유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걸 지후 씨가 어떻게 대신 내주는데요?” ‘회사는 또 그걸 진짜 받아줘?’ “신혼여행 가자.” 문지후가 말했다. “요즘 너희 회사 불안 불안하다며. 너도 휴가 몇 년 동안 안 써서 많이 쌓였고. 지금이 놀기 딱 좋은 타이밍 아니야?” 그 말에 소유나가 눈을 크게 떴다. ‘신혼여행이라니.’ ‘뭐라는 거야?’ ‘이혼까지 하려는 마당에 신혼여행이 웬 말이야?’ 소유나는 해외로 나갈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나 여권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데리고 가는 건데, 그런 건 걱정하지 마.” “...” 소유나는 당장이라도 따지고 싶었다. ‘우리 혼인신고 할 때도 다 알아서 한다고 하더니. 이젠 해외 나갈 때 여권도 없이 그냥 나가? 돈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제멋대로야?’ “여행 끝나면 바로 이혼 서류 접수하러 가자.” 그 한 마디에 소유나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불쾌함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어둡게 가라앉았던 그녀의 눈동자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 “정말요?” 소유나가 얼마나 이혼을 간절히 원하는지 너무 투명하게 보였다. 문지후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소유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곁에 앉으며 다급하게 물었다. “그 말 진짜죠?” 문지후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문지후 씨!” 소유나는 그의 팔을 살짝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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