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9화

옷이 벗겨졌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유나의 가슴속에 있던 불안은 그 순간 완전히 꺼져버렸고 조금도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예견했던 일이었고 화는커녕 웃음이 나오려 했다. “내가 뭐랬어요.” 소유나는 문지후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일어나요.” 하지만 문지후는 여전히 소유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억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문 두드리는 소리는 계속 이어졌고 이윽고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지후야, 잠깐 나와줄래?” “아!” 소유나는 문지후가 갑자기 자신을 깨물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비명이 튀어나왔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어깨를 세차게 내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그러자 바깥의 소리는 뚝 끊겼다. 문지후의 속은 이미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고 멈출 생각조차 없었다. 그는 모든 걸 무시한 채 소유나를 짓누르고 계속했다. 소유나의 신음이 터져 나온 순간 바깥은 완전히 고요해졌다. 문지후는 벌을 주듯 소유나를 거칠게 몰아붙였고 그녀는 혹여 밖에 들릴까 두려워 입술을 깨물며 끝내 소리를 삼켰다. 절정이 닥쳐와도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끝난 뒤 소유나의 눈은 이내 눈물로 번들거렸다. 문지후는 깊은숨을 몰아쉬며 눈물에 젖은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다가 와락 끌어안았다. “나도 네 집에서 살 거야.” 코끝을 훌쩍이며 소유나는 모른 척 시선을 돌렸다. “밖에 누가 있어서 너는 끝까지 못 느꼈잖아.” 문지후가 소유나의 눈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 “나도 그랬어.” 소유나는 그를 노려보며 허벅지 안쪽을 세게 꼬집었고 문지후는 피하지도 않고 그저 그녀의 분노를 받아냈다. “동의하는 거야?” 문지후가 물었다. “백서윤이 따라붙으면 어쩌려고요?”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소유나가 말했고 문지후는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거기는 당신 집이고 당신이 거절하면 돼.” 문지후 역시 백서윤을 떼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소유나는 그제야 알았다. 한참을 누워 있다가 소유나는 차마 문지후와 함께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