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화
문지후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은 아닐 텐데.
솔직히 생각해 보면 문지후는 소유나를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앞에서는 연락을 차단해 놓고, 뒤돌아서는 무슨 메시지를 보냈냐고 물으니 말이다.
“왜 문자 보냈어?”
문지후가 부정하지 않고 캐물었다.
“날 차단한 건지 확인해 보려고요.”
소유나는 솔직했다.
“풉. 그게 겁났어?”
“뭘요? 당신이 날 차단하면 나도 차단할 거예요. 괜히 핸드폰 용량만 차지하잖아요.”
문지후의 주먹이 저도 모르게 꽉 조여졌다.
냉정함으로 치면 문지후보다 소유나 쪽이 더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마치 차가운 벽이 하나 놓인 것 같았다. 예전 같은 따뜻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볼일 더 있어요? 면 불겠어요.”
소유나는 더 버티지 않았다.
문지후가 크게 숨을 들이쉬고 비웃었다.
“이혼하고 나면 엄청 잘 살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이게 삶이잖아요.”
소유나가 아주 평범한 미소를 내보였다. 그게 연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순한 게 복이에요.”
문지후가 콧소리를 내고 돌아섰다.
“문지후 씨.”
소유나는 문을 닫다가 문지후를 다시 한번 불렀다.
문지후가 돌아봤다.
문지후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유나는 손을 휘휘 저으며 웃었다.
“천천히 가요.”
“...”
...
문이 닫히자마자 소유나는 웃음을 거뒀다.
다시 부엌으로 가서 찬물로 눈을 한번 씻고, 테이블 앞에 앉았다. 면은 이미 퉁퉁 불었다.
문지후가 끼어드는 바람에, 이렇게 수많은 향료를 넣은 자극적인 면이 맛이 없게 느껴졌다.
설거지를 마치고 소유나는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문지후의 프로필 사진을 눌러 들어가 한참을 응시했다.
연락처를 지워버려야 할지 망설였다.
그렇게 완전히 끊어내면, 더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다.
2년.
문지후를 향한 감정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호감일 수도, 사랑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크진 않았다.
소유나는 알고 있었다.
둘은 언젠가 헤어질 거라는 걸.
그래서 끝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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