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소유나는 정말 그 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자격으로 문씨 가문에 온 거야?’
“도련님, 사모님.”
집사가 그들을 보며 입을 열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문지후는 소유나가 멍하니 있는 걸 보고선 그녀의 손목을 잡고 안으로 이끌었다.
“왔어?”
안서영은 손을 잡고 나란히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소파에 앉은 소재훈의 옆에는 그의 아내와 딸이 있었다. 문지후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세 사람을 힐끗 보고선 소유나와 함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지후야, 얼른 인사드려야지.”
안서영은 문지후에게 상기시켰다.
애초에 그들에게 인사할 마음이 없었던 소유나는 입 꾹 닫은 채 가만히 있었으나 중간에서 곤란해질 문지후가 신경 쓰여 마음이 불편했다.
“오셨습니까?”
문지후는 형식적이고 냉정했다.
그의 태도를 본 안서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만남이 어색할 정도로 두 가문의 관계가 미묘한 건 사실이나 소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온 이상 대접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소재훈과 그의 아내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잔뜩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소유나는 소재훈과 단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원래 어느 정도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하게 변했다.
다행히 식사 시간이 되어 문석민이 돌아왔고 소재훈과 이야기를 나누는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은 무르익었다.
두 사람은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안서영과 소유나의 새어머니인 박미연도 대화를 나누며 어른들 사이의 체면은 나름 잘 유지되었다.
평소 온화하고 순종적인 소유나는 아예 가식을 버린 채 언짢은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본 문지후는 그녀가 얼마나 소재훈을 증오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유나는 입맛이 없는지 대충 두어 입 먹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분수를 알고 체면을 차리는 스타일이었지만 소재훈 일가를 대할 때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천천히 드세요.”
그 말은 문석민과 안서영에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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