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화
백유주의 말이 하루 종일 소유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게 무심코 나온 건지 아니면 의도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날 밤, 문지후는 소유나를 찾지 않았다.
소유나도 집으로 바로 가지 않았고 마음을 좀 풀고 싶었다.
백유주가 했던 말들이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그녀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그 화살 끝은 어쩌면 소유나의 어머니에게까지 닿는 것이었다.
“오랜만이네요. 오늘은 어떻게 시간이 난 거예요?”
신건우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혼자예요?”
“네.”
“오늘 저 쉬는 날인데 원하면 같이 있어 줄까요?”
이곳에서 오래 지낸 신건우는 눈치가 빨랐고 소유나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한눈에 알아챘다.
소유나는 신건우를 흘끗 보았다.
“건우 씨 시간을 뺏지 않는다면요.”
“그럴 리 없죠.”
신건우는 소유나를 룸으로 안내했다.
“40% 지인 할인해 줄테니 마음대로 먹고 즐겨요.”
웃음을 보이며 소유나가 대답했다.
“역시 어디서든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네요. 이런 혜택도 받고.”
그 말에 신건우는 즐겁게 웃었지만 소유나는 술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그저 방 안에 앉아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소유나에게는 그냥 텅 빈 공간이 필요했다.
“장소를 옮겨볼까요?”
신건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어디로요?”
“일어나요.”
문을 열며 신건우가 말했다.
“제가 데려가 줄게요.”
소유나는 오래 망설이지 않았고 신건우라면 믿을 수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얽힌 이해관계도 없고 그저 뜻이 잘 맞는 친구 같았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불필요한 질문도 하지 않았으며 소유나에게 충분한 공간과 존중을 주었다.
신건우는 차를 운전해서 소유나를 부두로 데려갔다.
정박해 있던 배로 안내하며 말했다.
“여기 들어가도 되는 거예요?”
“친구 배인데 밤에는 아무도 없어요.”
그는 갑판으로 안내하며 웃었다.
“편하게 있어요. 저는 마실 거 좀 찾아볼게요.”
소유나는 갑판에 앉았다.
강바람이 불어오고 물결이 반짝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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