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있을 거야.”
소유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 역시 사랑을 주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러자 유연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넌 아직도 지후 씨와 아이를 갖고 싶어?”
소유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예전에는 그냥 해본 소리였어.”
“그게 맞지. 감정 없는 사람끼리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어. 그건 성폭행이나 다름없는 거잖아.”
소유나는 머쓱하게 웃었다.
“맞아.”
그녀가 문지후에게 아이를 갖자고 떠들던 건 마치 그를 성폭행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싫어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정말 이혼 안 할 거야?”
유연서가 물었다.
“이혼이랑 사별은 완전히 다른 문제잖아.”
“안 그래도 오늘 그 얘기를 꺼냈는데 지후 씨가 안 하겠대.”
유연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몸을 돌렸다.
“왜?”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니까? 내가 당사자 동의 없이 혼인 신고한 게 괘씸해서 복수하려는 걸지도 모르지.”
“그럼 방법을 강구해서 이혼해.”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유연서를 소유나가 꼭 끌어안았다.
“상관없어. 지후 씨가 안 한다면 별수 없지. 괜찮은 사람 못 만나면 우린 그냥 지금처럼 살자.”
유연서도 그녀를 안아주었다.
“안될 것도 없지.”
“그럼 지후 씨의 씨라도 빌려서 아이를 갖는 게 나을까?”
유연서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소유나는 폭소를 터뜨렸고 어느새 웃다가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
2월이다.
우주충한 날씨를 뒤로하자 맑은 하늘이 펼쳐지며 세상 만물이 생기가 넘쳤다.
“연서야, 시간이 좀 더 천천히 흘렸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들은 유연서는 눈물을 펑펑 흘리는 소유나의 모습에 재빨리 티슈를 꺼내 닦아주었다.
“지후 씨를 사랑하게 된 거야?”
소유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뭐가 아니야. 이렇게 우는데.”
“그냥 일찍 떠나면 안 될 것 같아서...”
유연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의 운명이니까 받아들여.”
소유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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