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화
그러나 유송아의 손이 닿기도 전에 강서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탁 쳐냈다.
“보내는 건 당신 자유고 남기는 건 내 자유예요.”
“박민재? 나 이미 오래전에 그 사람 곁을 떠났어요. 굳이 따라와서 광대 노릇을 하든 말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예요. 근데 당신은 무슨 낯짝으로 이러는 거예요? 내가 당신 약점을 쥐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대체 무슨 배짱으로 나를 찾아오는 거지?”
이번엔 강서우가 한 걸음, 또 한 걸음 천천히 다가왔다.
유송아는 겁에 질려 몸을 움츠리며 뒷걸음질쳤다. 그러다 강서우의 차에 부딪히며 묵직한 소리를 냈고 등으로 트렁크를 짚은 채 힘없이 주저앉았다.
강서우는 상체를 살짝 숙이며 유송아를 내려다봤다. 또렷한 눈동자가 그녀를 꿰뚫어보듯 응시했다.
“넌 내가 가진 증거를 두려워해야 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박민재가 널 혐오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유송아, 그 사람마저 잃고 나면 넌 결국 그 끝없는 산골짜기로 돌아가게 될 거야. 어둡고 메마른 그곳으로. 그러니까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거의 한계에 다다르니까.”
‘산골짜기’라는 말이 들리자 유송아는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거기로 다시 돌아가긴 싫었다. 험하고 먼 산길을 기어오르며 온몸에 진흙을 묻힌 사내에게 시집가고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 안에 갇히는 삶.
밤이 되면 산은 어둡고도 춥다. 그곳에서 도망친 여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도망치다 죽어도 결국 돌아오게 되는 곳이었고 영혼조차 갇혀 나갈 수 없는 곳이었다.
“안 돼! 난 거기 돌아가기 싫어!”
유송아는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강서우의 팔을 붙들었는데 두 눈에는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
“부탁이에요... 그거, 그거만 지워줘요! 내가 얼마든지 줄게요! 얼마가 필요해요? 수억이든, 수십억이든 다 맞춰줄 수 있어요!”
“언니, 언니가 나를 그곳에서 꺼내줬잖아요. 그때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날 망치지 말아줘요...!”
유송아는 마치 다시 그 산속의 어둠이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 괴롭게 울었다.
강서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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