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레스토랑.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식탁 위에는 정갈한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강서우는 포크를 내려놓고는 이미 배가 어느 정도 찬 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아까 당신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으면 아버지가 언제까지 저를 붙들고 있었을지 몰라요. 고마워요.”
“다음부터 또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이세빈은 천천히 입가의 소스를 닦으며 말했다.
따스한 오렌지빛 조명 아래,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이세빈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가능하다면 매일 저녁을 이렇게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좋은 시간은 언제나 짧기 마련이었다.
이씨 가문의 자선 파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룹 측에서 자꾸만 전화를 걸어와 세부사항을 물어댔다.
이세빈은 전화를 두 차례 받고 나서부터는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런 사소한 일까지 나한테 일일이 물어봐야겠나? 당신들은 도대체 뭐 하라고 있는 거지?”
“그게, 이 회장님께서 이번 자선 파티가 도련님께 중요하다고 하셔서요. 혹시 저희가 실수라도 할까 봐...”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고 크지도 않았지만 강서우는 내용을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요 며칠 이세빈이 바빴던 이유가 짐작됐다. 할아버지가 직접 신신당부할 만큼 이번 자선 파티는 중요했고 그만큼 이세빈과 자신에게 쏠린 기대 역시 컸다.
분주한 와중에도 그 마음만은 느껴져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그만큼 우리를 신경 쓰시는 거잖아요. 결혼 발표도 있을 수 있는 자리인데, 혹시라도 실수나 문제가 생기길 바라지 않으시는 거죠. 우리도 이제 거의 다 먹었으니 같이 회사로 갈까요?”
강서우의 다정한 말에 이세빈의 굳어 있던 얼굴이 조금 풀렸다.
“금방 돌아가죠.”
그가 말하자 전화기 너머에서는 안도의 숨이 터져 나왔다.
사모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덕분에 불구덩이에서 살아났다고!
두 사람이 자리를 정리하고 막 일어서려던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셋째 도련님, 이런 데서 뵙다니, 참 우연이네요...”
박민재였다.
회색 톤의 정제된 슈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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