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최순옥은 주름이 깊게 패인 눈꺼풀을 들어 올려, 심유나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심유나는 혹시 자신이 어리석은 질문을 한 건 아닐까 싶어, 손끝이 저절로 오그라들었다.
“자수는 말이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야.”
그녀는 잔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람 마음을 갈아내는 칼이지.”
“아가씨는 마음에 패인 자국이 너무 많아. 두면 그대로 부서질지도 몰라.”
최순옥은 그렇게 말하며, 곁에 놓인 바느질 바구니에서 팽팽히 걸어 둔 새하얀 비단 천과 바늘실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배우고 싶으면 받아.”
심유나는 멍하니 그것을 받아 들었다. 작디작은 자수틀이 손에 쥔 순간 천근만근처럼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날 이후로 심유나의 삶은 놀라울 만큼 단순해졌다.
아침이면 마당을 가득 채운 새소리에 눈을 뜨고, 아침밥을 먹은 뒤에는 작은 나무 의자를 들고 계화나무 아래에 앉아 최순옥을 따라 자수를 배웠다.
우선 손을 떨지 않는 연습이었다. 바늘을 쥐는 법부터 익히는 데만 해도 한참이 걸렸다.
가느다란 은바늘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깊이 찌르거나, 아니면 겉만 스치듯 지나가 버리기 일쑤였다.
첫날은 가장 기본적인 평침만 연습했다. 비단 위에 남은 붉은 실 자국은 이리저리 뒤틀려, 마치 지렁이가 기어간 흔적처럼 흉했다.
보다 못해 스스로도 얼굴을 찌푸릴 정도였다.
“마음이 흔들리면 손도 흔들리는 법이야.”
최순옥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봉황의 깃털은 또 한 겹 화려한 빛을 덧입었다.
심유나는 아랫입술을 꼭 깨문 채, 다시 실을 풀고 처음부터 시작했다.
이튿날이 되자 손끝은 바늘 자국으로 성할 데가 없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바늘끝이 살을 찔러, 이내 작은 핏방울이 배어 나왔다.
심유나는 반사적으로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혀끝에 쇠 맛이 스쳤다.
따끔한 통증이 오히려 흐트러진 생각을 붙잡아 주는 것 같았다.
문득 고태준이 떠올랐다. 그는 예전에 그녀의 손을 쥔 채 붓을 잡는 법을 가르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