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그렇게 이틀이 지나도록 윤서하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사흘째가 되자 강도현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틈만 나면 휴대전화를 꺼내 윤서하에게서 어떤 흔적이라도 뜨지 않을까 확인했다.
운전을 맡은 기사가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대표님, 혹시 사모님이랑 다투셨습니까?”
강도현은 짧게 잘라 말했다.
“아니야.”
기사는 더 묻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한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대표님, 사실... 저희 같은 사람들도 다 보입니다. 사모님이 대표님께 얼마나 잘하는지요. 그동안 사모님은 대표님 때문에 정말 많은 걸 바꾸셨잖아요. 솔직히 결혼 사실을 숨기고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사모님은 진심으로 대표님을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강도현은 창밖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기사의 그 한마디 한마디가 결혼 후의 시간을 끌어올렸다.
윤서하는 거의 자신의 모든 인간관계를 내려놓다시피 했다.
매일 퇴근하면 누구보다 먼저 집으로 돌아와 강도현과 한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애썼다.
강도현이 서재에서 일을 하면 윤서하는 조용히 옆에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펼쳐놓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강도현이 좋아하는 영화는 윤서하의 취향과 상관없이 일부러 찾아보고, 이해하려 들었다.
집에 가사도우미가 따로 있는데도 윤서하는 굳이 요리를 배우고, 직접 국을 끓이고, 강도현의 입맛에 맞게 하루 세 끼를 준비하려 했다.
윤서하는 어떻게든 괜찮은 아내가 되고 싶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이 하나씩 떠오르자 강도현의 마음이 서서히 흔들렸다.
‘어쩌면... 내가 서하한테 너무했을지도 몰라.’
그날 밤 집에 돌아온 강도현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전원이 꺼져있어...”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을 걸어도 돌아오는 건 똑같은 안내 음성이었다.
강도현은 하는 수 없이 문자를 보냈다.
평소처럼 짧은 이모티콘 하나를 찍어 보냈는데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설마 날 차단한 거야?’
그제야 강도현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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