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배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고 강도현의 앞으로 다가와 또박또박 물었다.
“이혼하기 싫다고? 설마 아직도 윤서하랑 그 결혼을 붙잡고 있겠다는 거야?”
배서연의 목소리가 점점 날카로워졌다.
“애초에 너랑 윤서하는 남들 몰래 한 결혼이잖아. 윤씨 가문이랑 강씨 가문은 원래부터 철천지 원수였고. 설마... 원수 집안의 딸을 사랑하게 됐다고는 안 하겠지?”
강도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배서연이 이렇게 자극할 때마다 강도현은 마음이 흔들리곤 했다.
그래서 결국 배서연 손에 들려 있던 이혼 합의서를 낚아채듯 빼앗아 들고 소파에 앉았다.
당장이라도 이름을 적을 기세였다.
배서연은 숨을 죽인 채 펜 끝만 바라봤다.
강도현이 사인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막 펜을 움직이려는 순간, 머릿속에 윤서하의 얼굴이 번쩍 떠올랐다.
퇴근만 하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서재로 달려와서는 강도현 목을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하던 윤서하였다.
강도현이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부르던 윤서하의 모습이 생각났다.
윤서하는 마치 절대 삐지지 않는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매달리는 것 같았다.
이제 그 웃는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생각이 스치자 강도현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강도현은 움찔하며 펜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합의서를 들고 일어섰다.
“일해야 해서. 서재에 다녀올게.”
고작 한마디만 남기고는 걸음을 돌렸다.
배서연은 멍하니 그 등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강도현!”
그러나 강도현은 뒤돌아보지 않았고 예전처럼 다독이거나 달래 주지도 않았다.
며칠 동안 강도현은 일에 거의 중독된 사람처럼 살았다.
하루 종일 회의를 잡아 두고, 새벽이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는 날이 이어졌다.
배서연의 불만은 눈에 띄게 커졌다.
집 안 곳곳에서 물건이 내려앉는 소리가 나고, 짜증 섞인 고함이 터졌다.
그러자 강도현은 아예 회사에서 밤을 새우기 시작했다.
며칠째 집에 들어갈 생각조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