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배서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강도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배서연을 바라보며 비서를 향해 지시했다.
“녹음 틀어.”
비서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올리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곧 스피커에서 배서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옷이 스치는 소리와 숨 가쁜 신음까지 그대로 담겨 있었다.
“강 회장님, 저랑 도현이는 그냥 평범한 동창일 뿐이에요. 애인 사이는 전혀 아니에요. 회장님이랑 비교하면, 도현이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겠어요? 저는 회장님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어요. 저는 이렇게 젊은데 회장님은 원 부인께서도 돌아가신 지도 오래됐잖아요. 제가 회장님 새아내가 되면 안 돼요?”
그러자 강준호의 냉소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가 노리는 게 내 돈이라는 것쯤은 나도 알아. 하지만 내 재산은 전부 혼전 계약으로 따로 정리할 거야. 네가 크게 챙길 건 없을 거야.”
그러자 배서연이 요염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저 진짜 돈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에요. 제가 좋아하는 건 회장님이라는 사람 자체예요. 아... 너무 세게 그러지 마세요...”
첫 번째 녹음이 끝나자, 비서는 곧바로 두 번째 파일을 재생했다.
이번에는 병실 배경 소음이 희미하게 들렸다. 병원 기계 소리 사이로, 짜증이 가득한 배서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노인네 곧 죽게 생겼는데, 유언장에 내 이름은 한 글자도 안 적혀 있다니까! 뭐, 그래도 내가 미리 대비해 둔 게 어디야. 이 몇 년 동안 계속 강도현을 질질 끌고 있었잖아. 어차피 강도현이 강한 그룹을 물려받으면, 그게 곧 내 돈이지. 걔는 나를 죽도록 사랑해. 내가 뭐라고 말하면 다 믿어.”
모든 녹음이 끝나자 비서가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
“대표님, 이 파일들은 전부 고 강 회장님 유언에 함께 보관되어 있던 겁니다. 적절한 때에 꼭 대표님께 들려 달라고, 변호사에게 당부해 두셨습니다. 배서연 씨의 본모습을 언젠가는 알아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강도현의 시선이 천천히 배서연에게로 돌아갔다.
그 눈빛에는 더 이상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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