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강한 그룹 본사 화재 소식은 그날 밤 바로 국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했고,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먼 F국에 있던 윤씨 가문이 그 소식을 들은 것은 사건이 벌어진 지 닷새째 되는 날이었다.
윤영석과 이미란은 신문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사람과 달리 윤세라와 윤경태의 반응은 냉담했다.
“강한 그룹은 예전부터 우리 윤씨 가문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잖아. 결국 자기들 손으로 무너진 거지.”
윤세라는 코웃음을 쳤고 윤경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이미란이 조용히 말했다.
“이 일은 서하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자. 다음 달이면 결혼식이야. 이런 지저분한 소식으로 서하의 마음이 흔들리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자 모두 이미란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영석은 신문을 테이블 아래로 밀어 넣으며 마지막으로 제목을 힐끗 봤다.
[강한 그룹 내부 분열로 대규모 화재 발생... 이사회 임원 전원 사망]
그 화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강도현이었다.
하지만 살아 있다는 말조차 무색할 만큼 강도현의 상태는 처참했다.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어 보내 얼굴은 알아볼 수조차 없었고, 목소리까지 잃었다.
진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오직 강도현뿐이었지만 말을 할 수 없어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중환자실 앞을 지키는 것뿐이었다.
10일 후, 상태가 악화한 강도현은 해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을 받았고,
강도현은 단 한 가지 이유로 F국으로 가기를 원했다.
그날이 윤서하의 결혼식이었기 때문이다.
잔잔한 바람이 부는 해변에서, 윤서하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부모와 오빠, 언니의 축복 속에서 김서준에게로 걸어갔다.
“오늘 정말 예쁘네.”
김서준은 아낌없이 윤서하를 칭찬했다.
윤서하는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고 둘은 결혼반지를 교환했다.
그리고 서약을 마친 뒤, 윤서하는 뚜렷하게 말했다.
“네. 맹세합니다.”
곧이어 김서준이 윤서하에게 입맞춤했고 윤서하도 따뜻하게 맞받았다.
그러자 축하의 환호성이 해변을 가득 채웠다.
윤씨 가문은 모두 눈이 젖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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