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혼사를 알리다
독고용재는 순간 몸이 살짝 굳었다. 여인과 친밀한 접촉을 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하지연이 고양이처럼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모습에 잠깐 가슴이 설렜을 뿐이다.
미묘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독고용재가 팔을 뻗어 하지연을 안으려고 하는 순간, 하지연이 몸을 뗀 뒤 자기 몸을 더듬거리다가 소매 안에서 바늘방석 하나와 손수건 하나를 꺼냈다. 조금 때 묻은 손수건이었다.
하지연은 그것을 보더니 부끄러운 얼굴로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비녀 하나로 머리를 고정해 두었기에 비녀를 빼면 머리가 바로 풀리게 되지만 그럼에도 비녀를 뺐다.
하지연은 바늘꽂이와 손수건, 비녀를 손 위에 올려두었다.
“어떤 걸 원하십니까?”
독고용재는 하지연의 손을 보다가 탈혼환을 바라보았다.
“이 반지는...”
“이 반지는 안 됩니다. 아주 중요한 물건이거든요. 기념할 가치가 있는 반지입니다.”
하지연은 화들짝 놀라며 서둘러 손을 숨겼다.
독고용재는 그것이 특별한 반지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연은 덕양왕을 위해 침을 놓을 때도 그 반지를 사용했었다.
“이 반지는 못생겨서 싫다고 하려고 했다.”
독고용재는 비녀를 쥐더니 하지연의 머리카락을 다시 틀어 올려주었다. 영 엉성한 모양새였지만 최소한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는 않았다.
“너는 내게 선물을 줄 필요가 없다. 굳이 줘야겠다면 날 위해 향낭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구나.”
향낭을 하나 사는 것이 훨씬 빠를 것이다. 하지연은 향낭을 만들 줄 몰랐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녀는 돌아가서 양 상궁 또는 소희의 도움을 받아 향낭을 만들 생각이었다.
방 안의 분위기는 아주 따스해졌고 놀랍게도 하지연은 독고용재의 거친 움직임마저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물론 독고용재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줄 때는 머리카락이 적어도 열 가닥은 뜯겼을 것이다. 하지연은 아파서 이를 꽉 깨물었으나 그것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게다가 독고용재는 그녀 몰래 끊어진 머리카락을 버릴 때 살짝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고, 하지연은 그 모습을 보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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