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투표
황후는 의아한 얼굴로 원취옥을 바라보며 물었다.
“말해보거라. 무엇을 간과했다는 말이냐?”
원취옥은 살짝 미소 지었다.
“그것은 바로 폐하께서 중병을 앓고 계시기는 하지만 아직 희미궁에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황후는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
“쓸데없는 말을 하는구나. 폐하께서 희미궁에서 요양하고 계시기 때문에 정무를 주관할 자를 선택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
황후의 말뜻은 황제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번거로울 필요도 없이 태자를 황제로 즉위시켰을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
원취옥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폐하께서는 희미궁에서 요양하고 계시지요. 폐하께서 마지막으로 내리신 명령은 섭정왕 마마께 정무를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섭정왕 마마께서는 폐하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고 섭정권을 손에 쥐었기 때문에 황권을 집중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자 전하는 여전히 태자 전하시고 대신도 여전히 대신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없지요. 현재 섭정왕 마마께서는 변고를 당하셨고 만약 섭정왕 마마께서 정말로 승하하셨고 정무를 주관할 자가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의례적으로 후궁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지신 분께서 누가 정무를 주관할지를 지정하여야 합니다. 현재 후궁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분은 태후마마가 아니라 한산에 계시는 태황태후마마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예조판서와 예친왕 마마께서 직접 한산으로 향하여 태황태후마마의 뜻을 여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서로 논쟁을 벌이다가 감정이 상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 정승은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는 집을 나서기 전 원취옥에게 꼭 태자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안성왕을 제압하고 대신들의 생각을 유도해야 한다고 얘기해 두었었다. 그런데 원취옥이 갑자기 태황태후를 언급했으니 논쟁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태후는 원취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현명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원취옥의 말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후궁에서 지위가 가장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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