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그대가 다시 일어서기를 기다리노라
하지연은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
“마마의 간질병은 아마도 그 당시 머리에 상처를 입어 생겼을 겁니다. 저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지난 몇 년 동안 마마께서는 가끔 간질병이 도졌을 겁니다. 맞습니까?”
덕양왕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긴 하다만 심하지는 않았다.”
“예!”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간질병은 치료가 까다로워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마마께서 저를 믿으신다면 앞으로 석 달 동안 제가 마마를 위해 침을 놓겠습니다.”
지연은 그의 다리 부상이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은 그와 친밀한 사이가 아니므로 반감을 사면 치료를 포기하게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면 황후께 드릴 말씀이 없었다.
지금처럼 사방이 적에게 둘러싸인 형편에서 지연은 황후와 맞서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이 석 달 동안 황후의 보호를 받으면 아무도 대놓고 그녀에게 손을 쓰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본왕의 목숨도 지연 낭자가 구해 주었으니 어찌 믿지 않겠느냐?”
덕양왕이 웃음을 터뜨렸다.
지연은 그를 바라보며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혼례복을 입고 큰 말 등에 앉아 위엄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만 해도 덕양왕은 그녀에게 악마와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는 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덕양왕의 웃음소리를 듣노라면 거침없고 당당하게 느껴져 지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는 것이냐?”
덕양왕은 그녀가 영문 없이 웃는 것을 보고 문득 물었다.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말씀드리면 마마께서 화내실 겁니다.”
지연이 말했다.
“말하지 않으면 더 화가 날 것이다.”
지연은 침을 놓을 준비를 하며 덕양왕더러 자리에 눕게 했다.
“침을 놓은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덕양왕은 그제야 순순히 누웠다.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지연을 바라보았다.
“지연 낭자, 그대는 본래 나의 왕비였으나 앞으로 나의 황숙모가 될 줄이야.”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연이 고개를 저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이렇다고 해도 내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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