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화 의원을 부르다
너무 지나친 추문이었기에 여기저기서 차마 눈을 못 두겠다는 기색이 번졌다.
하씨 형제 둘이 똑같이 그 졸장부 같은 사내에게 굴욕을 받았고 더 나아가 하혜원, 미래의 태자비가 하종수의 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번지려 했다.
하혜원은 하종수가 영용부인만 노려보자 간담이 서늘해졌다. 허겁지겁 달려가 물었다.
“아버님, 설마 방금 그 미친 여자의 말을 믿으시는 건 아니지요?”
덕양왕이 선심 쓰는 얼굴로 하종수에게 거들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정승 대감, 중대한 일인 만큼 아무 말이나 곧이곧대로 들을 수는 없지요. 차라리 분명히 밝혀보는 게 좋겠습니다.”
덕양왕의 속내는 뻔했다. 하지연이 벌여 놓은 판이라면 뒤에 반드시 증거가 따를 터였다. 그러니 겉으로는 호의인 양 나서서, 하종수더러 스스로 확인하라 부추긴 것이다.
주변에서도 덕양왕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조사를 분명히 하라는 충고가 이어졌다. 하종수의 안색은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굳어 들었다. 만약에 많은 눈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진칠복과 영용부인을 갈기갈기 찢어 죽였을지도 몰랐다.
진칠복의 아내는 눈물을 훔치며 하종수를 올려다보았다. 엉망이 된 얼굴은 더없이 딱했다.
“정승 대감, 일부러 찾아와 소란 피울 생각은 없었어요. 원래 저는 이런 얘길 터뜨릴 뜻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대감은 조정을 맡는 분이신데 속고 또 속는 꼴을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요. 이 사람은 그동안 영용에게서 적잖이 퍼줌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좋은 일감, 때로는 은전이었지요. 유씨와도 적어도 오륙 년을 내왕했고요. 사실 비밀도 아닙니다. 술만 취하면 어디 집 누구를 건드렸고 얼마를 받아먹었는지, 그 더러운 자랑을 친구들 앞에서 떠들어댔으니까요. 확인해 보시라면 다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따님에 관해서도 어렵지 않지요. 영용이 과부가 되었을 때 이 교활한 자가 수시로 드나들었고 오고 가다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원래는 영용을 데리고 살려 했지요. 그런데 그때 대감께서 영용을 마음에 두었고 영용은 높은 가지에 매달리려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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