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화 진유정의 큰일
하지연과 독고은정은 동시에 눈을 맞추며 단호히 말했다.
“싫구나. 사양하겠다.”
열두 명의 오라버니라니, 그것이 과연 어떤 집안이란 말인가. 게다가 모두 장가들지 않았다니, 하지연은 곧 깨달았다. 저 진유정이라는 소녀가 진씨 가문의 유일한 규수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하지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유정아, 너희 집 언니들은 모두 출가하였느냐?”
진유정이 또렷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저는 집안의 유일한 규수입니다.”
역시 예상한 대로였다.
독고은정이 곁에서 거들었다.
“저 아이는 절대 얕보면 안 된다. 진씨 가문이 금지옥엽처럼 여기는 단 하나뿐인 딸이지 않느냐. 누가 유정이를 괴롭히면 열두 장군이 가만히 있겠느냐.”
열두 장군이라니. 하지연은 이쯤 되면 진유정과 두터운 정을 쌓는 편이 좋겠다고 여겼다.
그녀가 진유정의 팔을 가볍게 잡으며 웃었다.
“그럼 너희 집 장군들은 아직 혼인하지 않은 것이냐?”
진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두째 오라버니만 아직 미혼이십니다. 나머지는 모두 장가드셨지요.”
그러곤 장난스럽게 물었다.
“낭자, 열두째 오라버니가 마음에 드십니까?”
하지연이 살짝 미소 지으며 답했다.
“좋다 싫다 말하긴 어렵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인사 정도는 하고 싶구나. 열두 형제 모두 궁금하니 말이다.”
“좋습니다. 어차피 제 열한 분 올케들은 저를 싫어하고 저도 그분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부 바뀌는 게 차라리 속 시원하지요.”
독고은정이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치며 나무랐다.
“그럴 만도 하지. 다들 명문가 규수들인데 네가 말끝마다 막말을 하고, 심지어 똥을 던진다느니 하니 누가 곱게 보겠느냐. 게다가 오라버니들이 너만 감싸 주니 올케들이 질투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느냐.”
진유정은 한숨을 내쉬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알고 있습니다. 고치려 하는데도 그분들은 몰래 제 잔에 침을 뱉거나, 발을 밟으며 모욕합니다.”
목소리가 떨려 오는 것을 보니 그 억울함이 진심이었다.
그때 진유정이 홱 수레 발치를 젖히며 마부를 불렀다.
“덕양 댁엔 안 갈 것이다. 곧장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