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강시
진유정은 송은탁과의 ‘첫 대면’이 썩 내키지 않았다.
하지연과 함께 정승 댁으로 돌아오자마자 곧 그 까닭을 곱씹기 시작하였다.
양 상궁이 차를 올리다 하지연의 손등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지연 아씨, 손은 어찌 다치셨습니까”
그제야 진유정이 눈을 크게 떴다.
“손을 다치셨습니까?”
“끓는 차에 덴 것뿐입니다. 대수롭지 않습니다”
하지연이 담담히 응하였다.
양 상궁은 뜻을 담아 덧붙였다.
“앞으론 부디 조심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하지연이 짧게 받았다.
저녁상은 간소하였다. 고기 반찬 하나에 나물 두 가지뿐이었고 네 사람이 둘러앉아 먹었다. 원씨는 식사에 들기 전 양 상궁이 먼저 모셔 미리 들었다.
진유정이 밥을 뜨며 웃었다.
“보따리는 이미 싸 두었습니다. 이젠 지연 낭자 곁에 머물겠습니다.”
하지연이 가볍게 응수했다.
“여긴 변변찮은 밥상뿐인데 너 같은 규수가 견디실 수 있다면 상관없다”
“무엇이 문제겠습니까. 내 평소 밥은 남의 침이 튄 밥이었습니다. 설마 여기서까지 그러겠습니까.”
하지연은 의아해 물었다.
“어찌 그 일을 오라버니들께 말씀드리지 않았느냐?”
올케들이 모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성난 듯 뻗대는 진씨 가문 규수가 실상은 이리도 모진 대우를 받는다니 안쓰러웠다.
진유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말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라버니들이 여편네들 나무란다 한들 다음에는 더 독하게 굴 것입니다. 또 할머니께도 차마 못 아로지요. 그 늙은이가 요사이 기력이 달리시니, 공연히 성내시다 흉일이라도 당하시면 누가 감당하겠습니까.”
소희가 눈을 크게 뜨며 따졌다.
“유정 아씨, 어찌 친할머니를 늙은이라 부르십니까 들으시면 크게 노하시지요”
진유정은 태연히 대꾸하였다.
“그분 스스로도 그러 부르신다”
“스스로는 그러실 수 있으나 손주가 그렇게 부르는 것은 예에 어긋납니다”
진유정이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 이내 말했다.
“그런가. 그러나 그분이 노장수들을 늙은것들이라 부르시면서도 속으론 누구보다 귀히 여기시지 않느냐”
하지연이 소희를 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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